중기 전용 채널 등 경쟁자 늘 전망
해외 브랜드 '인큐베이팅' 추진
홈쇼핑 방송 외 매출 확보에 사활

신세계그룹이 최근 단행한 정기임원 인사에서 T커머스(데이터홈쇼핑) 기업 신세계라이브쇼핑 수장에 오른 문성욱 대표가 오너가 일원으로서 자신만의 ‘경영 능력’을 입증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9월 말 문성욱 대표를 사장으로 승진하는 동시에 기존 시그나이트와 함께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를 겸직 인사했다. 신세계그룹은 “라이브쇼핑의 새로운 도약과 함께 온라인 영역에서 다양한 사업 시너지 강화에 힘을 싣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정유경 ㈜신세계 회장의 남편으로 재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1972년생인 그는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과 졸업 후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대학원 석사(MBA)를 마쳤다. 이후 신세계I&C, 이마트, 신세계톰보이,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그룹 내 여러 회사를 두루 거치며 경영 감각을 쌓았다. 이번 인사 직전까지 시그나이트와 신세계톰보이 대표를 맡았다.
문 대표의 머릿속은 신세계라이브쇼핑의 ‘실적 개선’과 ‘사업 체질 전환’, ‘포트폴리오 확장’ 등 수익성 확보 방안으로 가득 차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번에 신세계라이브쇼핑 수장에 오르면서, 기존에 미처 드러내지 못한 경영 리더십을 보다 적극적으로 내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출범한 벤처캐피털(CVC) 시그나이트는 현재까지 유의미한 성과를 외부로 공개한 바 없다. 신세계톰보이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 토막 나는 등 실적이 부진했다. 문 대표가 신세계라이브쇼핑에서 실적으로 존재감을 증명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해진 T커머스 시장에서 문 대표가 과연 어떤 전략으로 회사를 이끌어갈지 주목된다. 무엇보다 TV 시청 인구 자체가 줄고 있는 데다, 온라인 유통채널이 강세를 보이면서 T커머스 업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은 그에게 부담백배다.
다만 SK텔레콤이 최근 비핵심 자산으로 평가한 SK스토아 매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T커머스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커진 것은 문 대표에겐 어쩌면 기회가 될 수 있다. 4050 여성 타깃 패션 플랫폼 ‘퀸잇’ 운영사인 라포랩스가 SK스토아 인수 우선협상자에 선정, 본계약까지 검토하고 있는데 업계에선 '새우가 고래를 삼킨다'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중소기업 판로 확대를 이유로 중소기업 전용 T커머스 신규 채널 신설까지 추진 중이라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문 대표로선 신세계라이브쇼핑의 '혁신 경영'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신세계라이브쇼핑과 SK스토아는 현재 T커머스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신세계라이브쇼핑의 매출은 846억 원으로 SK스토아(759억 원)보다 많다. 반면 영업이익은 SK스토아가 59억 원으로, 신세계라이브쇼핑(24억 원)보다 우위다.
이로 인해 문 대표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안정적인 수익 구조 확보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글로벌 브랜드 유통에 뛰어드는 등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해외 브랜드를 방송과 모바일 앱 등을 통해 국내 소비자에게 선보이며 시장에서 인지도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외부 플랫폼 운영 권한을 협력사에 부여해 추가 수익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브랜드 인큐베이팅에 집중해 해당 브랜드를 자사 방송만이 아니라 타 홈쇼핑 채널과 온라인 플랫폼 및 오프라인 매장까지 확대해 방송 외 매출까지 확보할 방침이다. 이런 전략에 더해 '문성욱만의 한 방'이 나올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