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UFS 4.1 출시 예고
벤츠와 전장 협력 폭 확대

삼성전자가 전장사업에 드라이브를 본격적으로 걸고 있다. 자동차용 스토리지 분야에서 업계 최초로 최고 수준의 보안 등급을 확보하며 기술 경쟁력을 입증한 데 이어, 다음 달에는 신형 스토리지 제품을 내놓는다. 여기에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의 직접 접점을 넓히며 사업 외연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독일 시험·인증기관인 TUV 라인란드의 자동차 사이버보안관리체계(CSMS)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ML3’를 획득했다.
CSMS는 개발부터 운영·유지보수까지 차량 사이버보안 체계를 종합적으로 검증하는 국제 인증이다. 단일 제품의 보안 수준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문화·운영 프로세스 전반에 보안이 얼마나 내재화돼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자동차용 반도체·스토리지 공급사에 요구되는 가장 높은 수준의 기준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유니버설 플래시 스토리지(UFS),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전 제품 라인업이 ML3 기준을 충족했다. 특히 개발 초기부터 ‘보안 내재화(Security by Design)’를 적용해 OTA(Over-the-Air) 업데이트, V2X 통신, 클라우드 연동 등 최신 차량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잠재 취약성을 사전에 차단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자율주행·인포테인먼트·주행 알고리즘 등 방대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이번 인증의 핵심으로 꼽힌다.
삼성의 ML3 획득은 향후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량-사물 간 통신(V2X),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첨단 ICT 적용이 빠르게 늘면서 차량 내 데이터 처리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은 2022년부터 신차 인증에 CSMS를 의무 적용하고 있으며, 한국도 올해 8월 신규 차종에 도입한 데 이어 2027년 8월부터 모든 차종으로 확대한다.

신제품 출시도 이어진다. 삼성전자는 다음 달 차량용 ‘UFS 4.1’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제품은 주행·인포테인먼트·자율주행 알고리즘 등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차세대 스토리지 솔루션이다.
삼성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네트워크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최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서울 한남동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미래 전장·AI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전장 자회사 하만 경영진과 삼성 주요 계열사 핵심 인물도 참석해 기존 오디오·인포테인먼트 협력을 넘어 차량용 반도체·디스플레이·센서 등으로 사업 축을 넓히는 방안이 오갔다. 실제로 하만은 벤츠의 럭셔리 전기차 EQS에 탑재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 플랫폼’을 공급하며 협력 범위를 이미 넓혀가고 있다.
특히 삼성은 하만을 중심으로 전장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전장 사업팀을 대표이사 직속 ‘하만 협력팀’으로 키우며 지원을 강화했다. 하만은 인수 당시 연간 영업이익이 600억 원에 머물렀지만, 지난해에는 1조3000억 원을 기록하며 전장 사업의 핵심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