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로 삼은 AI, 교육이 달라졌다”…에이젠틱 AI가 연 ‘새 학습질서’

태재대·태재미래전략연구원 'AI 교육 대전환' 국제포럼
위험·기회 공존 대전환기 진단…“최종 경쟁력은 인간성”

인공지능(AI)이 교육현장의 도구를 넘어 ‘학습 설계자’로 진화하는 에이젠틱(Agentic) AI 시대, “교육은 더 이상 지식 전달에 머물러선 안 된다”는 경고와 제언이 나왔다. 태재대학교와 태재미래전략연구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개최한 ‘제3회 태재미래교육포럼 2025’에서 폴 킴 전 스탠퍼드대 교육대학원 부학장, 맹성현 태재대학교 부총장, 그리고 리준펑 화웨이 부사장은 AI 시대 교육의 본질적 전환을 강조하며 “기술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갈라놓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맹성현 태재대학교 부총장(사진 왼쪽)과 폴 킴 전 스탠퍼드대 교육대학원 부학장(사진 오른쪽)이 19일 개최된 '제3회 태재미래교육포럼 2025'에서 에이젠틱 AI가 가져올 교육 패러다임 변화를 주제로 대담을 펼치고 있다. (손현경 기자)

AI 시대의 교육, 어떻게 다룰 것인가

포럼의 문을 연 기조강연에서 폴 킴 전 스탠퍼드대 교육대학원 부학장은 “AI는 질산암모늄과 같은 존재”라고 비유했다. 그는 “잘 사용하면 인류를 이롭게 하지만, 교육이 이를 통제하지 못하면 언제든 위험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AG(After GenAI) 시대 교육은 지식 전달형에서 벗어나 AI와 함께 탐구하는 대화·문제해결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6Cs 역량(소통·비판적 사고·창의성·협업·공감·헌신) 등 ‘메타 AI 역량’의 필요성을 제시하며 카자흐스탄 AI-Sana 프로젝트 등 글로벌 사례를 소개했다.

기조강연 직후 이어진 대담에서는 폴 킴 전 부학장과 맹성현 태재대학교 부총장이 무대에 올라 에이젠틱 AI가 가져올 교육 패러다임 변화를 논의했다. 에이젠틱 AI는 학습자의 수준과 목표를 스스로 파악해 학습 경로 설계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지능형 AI를 의미한다.

맹성현 부총장은 “AI 중심 학습 환경은 사고력 저하, 교육 격차, 데이터 편향이라는 3대 위험을 동시에 확대한다”며 기술 의존에 대한 경계를 먼저 제기했다.

폴 킴 전 부학장은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국가 단위의 AI 교육 시스템은 오히려 교육 격차를 줄일 기회가 될 수 있다”며 “AI가 학생의 학습 여정을 실시간 분석해 맞춤형 수업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AI가 설계하는 교육이 아니라, 인간이 목표를 세우고 AI가 이를 지원하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일 개최된 '제3회 태재미래교육포럼 2025'에서 특별강연을 맡은 리준펑 화웨이 부사장은 에이젠틱 AI가 촉발할 글로벌 교육 패러다임 변화를 더욱 구체적으로 짚어냈다. (손현경 기자)

리준펑 "에이젠틱 AI 시대, 승자는 인간 중심 설계하는 나라"

이번 포럼에서 특별강연을 맡은 리준펑 화웨이 부사장은 에이젠틱 AI가 촉발할 글로벌 교육 패러다임 변화를 더욱 구체적으로 짚어냈다.

그는 “AI의 발전 속도는 국가 경쟁력의 격차를 급속도로 벌릴 것”이라며 “교육은 기술을 빠르게 따라가는 수준을 넘어, 인간의 사고방식·행동방식을 중심에 둔 AI 설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부사장은 “AI는 더 이상 보조 도구가 아니라 학습 과정의 공동 설계자이자 동반자”라며 “진짜 격차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다루는 사고방식에서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학습자가 AI를 능동적으로 통제하고 설계할 수 있어야 국가 경쟁력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웨이가 여러 국가에서 진행 중인 AI 기반 교육 협력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그는 “AI 학습 분석, 실시간 피드백, 개인 맞춤 학습 경로는 앞으로 모든 교육 시스템의 기본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정부·대학·산업계가 함께 AI 리터러시를 넘어 ‘AI 행동 양식’을 이해하는 고급 역량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리 부사장은 “에이젠틱 AI는 교육의 속도·범위·정밀도를 완전히 바꾸는 기술”이라며 “AI를 인간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국가가 교육 혁신의 주도권을 잡는다”고 강조했다.

또 리 부사장은 AI 실습실 구축이 보편적 관행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웨이가 대학들과 협력해 추진하는 ‘AI Practice LAB’ 프로젝트처럼, AI 교육·훈련은 앞으로 화학 실습처럼 일상적인 과정이 되어 일상적인 교수·학습 속에 자연스럽게 통합될 것이라고 말했다.

▲ 19일 개최된 '제3회 태재미래교육포럼 2025'에서 폴 킴 전 스탠퍼드대 교육대학원 부학장(CTO)은 “AI는 질산암모늄과 같은 존재”라고 비유했다. (손현경 기자)

폴 킴 “AI를 파트너로 삼는 순간, 학습 능력은 기하급수적 성장”

대담 직후 가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폴 킴 전 부학장은 “AI를 도구(tool)로만 쓰는 학생과 ‘파트너(partner)’로 활용하는 학생의 성취 차이는 천 배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AI 프로젝트를 한 학생들 중에는, 한 학기 동안 기존 교육에서는 절대 도달할 수 없는 수준의 연구 결과물을 만든 학생들이 많았다”면서 “AI와 협업하면 작업 속도가 두 배 빨라지는 게 아니라 천 배까지도 빨라진다”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학생–AI–교사’가 함께 작업하는 트라이어드(triad) 구조를 미래 표준으로 제시하며 “AI를 맹신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AI를 비교·검증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메타 AI 컴피턴시’가 AG 시대의 핵심 문해력”이라고 강조했다.

▲맹 부총장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AI 시대 최후 경쟁력은 결국 인간성”이라며 “인간성과 기술이 결합된 융합형 인재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현경 기자)

맹성현 “마지막 경쟁력은 결국 인간성…융합형 인재만 살아남는다”

맹 부총장은 한국 대학 교육의 가장 큰 문제로 “AI에 대한 기본 개념의 오해”를 지적했다. 그는 “교수들이 챗GPT를 조금 써봤다고 AI를 안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평가·질문·학습 설계를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모른다”고 비판했다.

반복되는 AI 부정행위 논란도 이러한 오해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그는 “금지는 해결책이 아니다”며 “학생들은 이미 AI를 통해 더 잘 배우는 경험을 하고 있다. 이제 질문은 ‘어떻게 쓰면 학습이 촉진되는가’여야 한다”고 말했다.

태재대가 추진 중인 AI 기반 액티브 러닝 품질 관리 체계도 소개했다. 교수별·과목별 데이터를 분석해 실제 학습이 이루어진 순간을 파악하고, 학생 참여 패턴과 질문의 수준을 AI가 정밀 분석해 교사에게 되돌려주는 시스템이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AI 시대, 인간은 무엇으로 경쟁하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며 다음과 같이 답했다.

“결국 인간성이다. 공감·윤리·공동체 감수성이라는 영역만은 AI가 흉내 낼 수는 있어도 대체할 수 없다. 기술과 인간성이 결합된 융합 인재만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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