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진식품이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증권신고서를 손질하면서 공모 일정이 연기됐다. 기본적인 공모 구조는 달라지지 않았지만 최신 재무정보와 공모자금 사용 계획 등을 업데이트했다. 밸류에이션 판단 근거를 보다 강화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비교기업과 실적 기준을 다르게 적용하면서 논란의 여지는 남은 모습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진식품은 지난 17일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번 정정신고서 효력 발생일은 다음 달 9일이다. 이에 따라 당초 19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던 기관 수요예측은 다음 달 3~9일로, 일반 투자자 청약은 내달 1~2일에서 11~12일로 밀리게 됐다. 공모 구조와 희망 공모가 밴드(6700~7600원) 등은 처음 제출한 증권신고서와 동일하다.
정정 핵심은 각종 재무지표 기준 시점을 최신 분기로 바꾼 부분이다. 당초 증권신고서에는 '성장성 지표' 등 주요 재무지표를 올해 상반기 실적 기준으로 제시했지만, 고쳐 쓴 신고서에서는 올해 3분기 누적 실적과 이를 반영한 설명이 새롭게 기재됐다. 삼진식품은 지난해 연간 매출 약 964억 원, 당기순이익 10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 761억원, 당기순이익 37억 원 가량을 시현한 것으로 정정 신고서에 기재했다. 현금흐름 설명도 지난해 3분기 40억 원, 올해 3분기 56억 원 등 3분기 누적 기준 수치가 포함되면서 분기별 성장 추세를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보완했다.
이에 따라 삼진식품은 밸류에이션 산출 근거를 보다 탄탄히 갖추게 됐다. 상장 후 시가총액이 변경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준 실적만 최신으로 바꾸면 주가수익비율(PER) 지표가 다시 계산되는데, 비교 대상으로 삼은 CJ씨푸드·한성기업·사조씨푸드의 올해 3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감소하면서 평균 PER은 종전 19.17배에서 26.80배로 상승했다. 통상적으로라면 더 높은 PER를 적용해 평가가치를 재산출할 수 있지만, 삼진식품은 정정신고서에서도 최초 평가가치와 공모가 밴드를 그대로 유지했다. 숫자상으로는 비교기업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가운데 삼진식품의 평가가치는 동결된 셈이어서 투자자 입장에선 상대적인 할인 폭이 커진 구조로 볼 수 있다.
상장 공모를 검토하는 투자자 역시 실적 추세 및 재무 안정성을 이전보다 촘촘하게 점검할 수 있게 됐다. 공모자금 사용계획에도 시설 투자와 운영자금 항목, 연도별 집행 시점이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되면서 향후 설비 확충 계획과 운전자금 운용 방향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
다만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비교기업과 기준 실적을 다르게 적용한 만큼, 처음부터 기업가치가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삼진식품은 기업가치 산정을 위해 올해 2분기 실적을 연환산해 사용한 반면, 비교기업에는 올해 2분기 기준 직전 12개월(LTM) 실적을 적용했다. 만일 삼진식품 실적도 비경상적 비용을 제외한 LTM 기준으로 적용할 경우 주당 평가가액은 9100원, 할인율(26.21~34.95%)을 적용한 희망 공모가 밴드는 약 5900~6700원으로 낮아진다.
IB업계 관계자는 "비교기업들의 올 상반기 실적을 삼진식품과 동일하게 연환산해 PER을 다시 계산할 경우 그 배수는 11배 수준으로 낮아진다"며 "기본적으로 식품은 획기적인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려워 국내 동종사 멀티플을 고려하면 PER 10배 정도로 기업가치를 산출하는 게 적당하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