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 서울 전·월세에…서울 떠나 경기도로 가는 전세난민

10·15 대책이 나온 지난달 서울의 전·월세 가격이 동시에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여파가 경기도 지역까지 번지고 있다. 성남 분당, 광명, 구리 등 서울 인근 지역들도 줄줄이 올해 들어 전셋값 상승률이 최고치를 기록하며 ‘전세 난민’ 수요가 외곽으로 빠지는 모습이다.

18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전세가격지수(주택종합)는 전월보다 0.44% 증가해 올해 들어 최고 상승률을 경신했다. 이처럼 전세 공급이 줄고 이로 인해 매물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면서 월세 가격도 밀어 올리고 있다. 같은 기간 서울 월세 통합 가격지수 상승률은 0.53%로, 이 역시 올해 들어 최고 수준이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 주요 지역인 서울 송파의 경우 지난달 전셋값이 전월 대비 1.33%나 뛰며 상승세가 가팔랐다. 한강벨트 지역인 용산(0.62%), 성동(0.53%), 마포(0.47%)도 오름폭이 커 서울의 전체 상승세를 이끌었다. 목동 학군지가 있는 양천도 전월 대비 0.61% 올랐다.

전세가격이 이처럼 오른 건 10·15 대책으로 앞으로 물량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10·15 대책으로 2년간 실거주 의무가 생기고 전세 대출 심사도 까다로워지면서 소유자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로 일부 세입자가 기존 전셋집을 연장해 머무르는 쪽을 택하는 경향도 짙어지면서 매물 부족은 더욱 심화하고, 월세가격까지 오르는 모습이다.

서울의 전·월세가 상승하면서 그 여파는 경기권까지 번지고 있다. 지난달 경기도 주택종합 전세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24% 상승했는데, 이 또한 올해 들어 최고 상승률이다. 경기도의 전세가격은 올 초부터 8월까지 보합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하다 9월부터 오름폭을 키웠다.

특히 경기도 주요 지역인 성남 분당(0.67%)과 광명(0.19%), 구리(0.44%) 등이 지난달 올해 들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이 기간 하남도 전월보다 1.23%나 치솟았다.

경기 아파트 전셋값도 지난주까지 14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11월 둘째 주 경기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10%로, 전주(0.09%)보다 폭이 확대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둘째 주 이후 1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오름 폭이다.

일부 단지에서는 1~2개월 새 전셋값이 1억 원 넘게 오르는 사례도 나타나고 잇다. 고양시 덕양구의 한 아파트는 전용면적 70㎡가 10일 6억5000만 원에 전세거래가 체결됐는데, 약 두 달 전 거래가격 4억7000만 원과 비교하면 1억8000만 원이나 올랐다. 성남 수정구 창곡동 ‘위례센트럴자이’ 전용면적 84.94㎡ 전세도 지난달 7억7000만 원에서 현재 시세는 9억5000만 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처럼 단기간에 전세시장이 위축하면서 전문가들은 주거 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본지 자문위원인 임미화 전주대 부동산국토정보학과 교수는 “전세 제도는 서민들에게 자기 자본을 쌓을 기회의 역할을 하는 등 우리 사회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었다”며 “갑작스레 시장이 위축된다면 혼란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시장 위축에 대한 대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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