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새 데이터 보겠다"…한은 "금리인하 사이클 명시, 기존 입장 유지"

"금리 인하 폭·시기·방향, 앞으로 나올 데이터에 달렸다" 발언에 금융시장 출렁
국고채 금리 급등·원·달러 환율 상승…한은, 시장 안정 위한 구두개입 나서
인하 사이클 유지 입장 유지하면서도 신호는 변화…정책 전환 가능성 제기
방향 언급에 여당 "한은총재가 책임 져야" 비판…통화정책 신뢰 흔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투데이DB)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금리 인하의 폭이나 시기, 심지어 방향 전환도 새로운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언급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이 일고 있다.

이 발언은 인하 기조 유지라는 공언에 이어 나왔지만, ‘방향 전환’이라는 표현이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둔 신호로 해석되며 채권금리와 환율이 급등했다.

채권시장에서는 단기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대됐다. 최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장중 2.961%까지 상승했고, 시장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진 상태에서 투심이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에서도 파장이 나타났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 총재의 발언이 "시장 혼란을 자초했다"고 비판하며 "경솔했다"며 사퇴론까지 언급했다. 국채 매도와 환율 급등이 외국인 투자자 이탈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이 소멸하면서 시장은 다음 단계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 총재가 '방향 전환'을 언급하자 금리 인상까지는 아직 멀었다고 여겼던 시장의 불안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리인하 사이클이라는 점을 명시했고 금리 인하 폭과 시기가 데이터에 좌우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 부총재보도 나서 "금리 인상을 검토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국은행은 공식적으로는 인하 사이클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이번 발언이 통화정책의 기조 변화 가능성을 시장에 던졌다는 점에서 향후 발표될 물가·성장·금융안정 지표 및 다음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의 방향이 더욱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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