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가 김장철을 맞아 산지 다변화와 통합 매입 전략을 통해 배추 품질 관리와 가격 경쟁력 확보에 성공했다. 폭염과 장마로 주요 산지 작황이 흔들리며 공급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신규 산지 발굴과 대규모 통합 매입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물량을 마련해 김장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의 가격 부담을 크게 낮췄다는 평가다.
17일 윤샘이 이마트 농산담당 채소팀 바이어는 올해 가장 큰 난관으로 ‘고품질 배추의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꼽았다. 김장철인 가을은 연중 배추 수요가 가장 집중되는 시기인데, 여름 내내 이어진 폭염에 가을장마까지 겹쳐 해남 등 주요 산지에서는 무름병·뿌리썩음병이 동시 확산했고, 일부 농가는 수확 자체가 어려울 정도의 피해를 보았기 때문이다.
윤 바이어는 “올해는 폭염과 가을장마로 특정 산지의 생산량이 크게 흔들려, 물량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고객 수요가 명확한 만큼, 품질을 확보하면서도 최대한 많은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다”고 짚었다.
실제로 배추 도매가는 9월 말까지만 해도 전년 대비 18% 낮았지만, 지난달 말 23% 급등하며 김장철을 앞두고 가격 변동성이 커졌다.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이마트는 산지 다변화와 통합 매입 체계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고 가격 방어에 나섰다.
특히 이마트 채소 바이어들은 신규 농가를 확보하기 위해 예년보다 더 많은 산지를 직접 발로 찾아가며 산지 다변화에 주력했다. 기존의 문경·아산·무안·춘천·해남 등 주산지에 더해 전북 고창을 신규 산지로 발굴한 것이 대표적이다.
고창의 경우 해풍과 균형 잡힌 일조량으로 결구가 단단하고 단맛이 뛰어나 김장용 수요가 높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마트는 이러한 산지 확장 전략을 통해 총 2700톤(t) 규모의 배추 물량을 마련했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마트·트레이더스·이마트에브리데이가 함께 운영하는 ‘통합 매입 체계’가 있다. 윤 바이어는 “세 업태가 공동 발주·대량 매입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면서 산지 계약 물량을 늘릴 수 있었고, 이 덕분에 도매가가 급등한 상황에서도 행사 가격을 작년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품질 안정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이마트는 절임 후에도 식감이 오래 유지되고 영양 성분이 높은 기능성 품종의 비중을 확대했다. 대표 품종인 ‘베타후레쉬 배추’는 베타카로틴이 높고 절였을 때도 아삭한 식감이 유지돼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또 다른 품종인 ‘황금 배추’는 라이코펜 함량이 높고 수분이 적어 양념이 잘 배는 특성이 있다. 두 품종 모두 기상이변 상황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재배되는 만큼, 산지 리스크를 줄이는 역할도 하고 있다.
윤 바이어는 “절임배추는 기능성 중심의 신품종을 확대해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자 했다”며 “기존에 운영해온 베타후레쉬 배추의 소비자 반응이 좋아 올해도 비중을 적극적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