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이 K바이오 산업 전 과정에 스며들며 연구·진단·제조 현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AI로 신약 후보물질 발굴 기간을 단축했고 병원에서는 AI 영상판독 솔루션 도입이 급증하고 있다. 여기에 의약품 제조·공정 최적화까지 AI가 확장되면서 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경쟁력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17일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국내 AI 헬스케어 시장은 2030년 66억7200만 달러(약 9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50.8%)은 글로벌 평균(41.8%), 아시아 평균(47.9%)을 모두 상회한다. 특히 의료영상·진단과 신약개발 분야가 AI 헬스케어 성장의 ‘투톱’으로 꼽힌다.
AI 영상진단은 이미 다수 병원에서 ‘두 번째 판독자’ 역할을 수행하며 필수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진단의 정확도와 속도를 높여 의료진의 부담을 낮추고, 맞춤형 치료까지 연결되면서 의료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루닛, 뷰노 등 국내 대표 의료AI 기업들도 이 흐름 속에서 수백억 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약개발 분야에서도 AI 활용이 본격화되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AI 신약개발 전담 조직을 신설하거나 전문 기업과 협업해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융합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4월 기준 국내 제약사와 AI 신약개발 기업 간 협업·공동연구 사례는 160여 건에 달한다. AI 기반 신약 파이프라인도 전임상 30여 건, 임상 1상 3건, 임상 2상 준비 2건으로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AI 적용을 통해 후보물질 설계와 타깃 검증 단계의 효율성이 크게 높아지고, 초기 신약 탐색 비용을 30~50%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에는 제조‧공정 분야에서도 AI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대형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들은 디지털 트윈과 AI 기반 스마트 공장을 구축하고, 중견 제약사들은 AI 비전 검사와 국책과제를 통해 공정 자동화와 GMP 수준을 높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종근당 등은 생산 과정 전반에 AI 분석과 예측 기술을 적용해 생산 조건 최적화와 공정 안정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업계는 AI 공정 최적화를 향후 CDMO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도입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한다. 향후 1~2년 안에 병원 도입 확대와 보험 적용 범위가 넓어질 뿐 아니라 AI 기반 신약 개발 거래도 증가하고 제조 공정에서도 AI 활용도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