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과채류분과 의장국 선출…국제 식품기준 논의 주도권 확보

김치의 주원료인 배추 명칭에 ‘kimchi cabbage’가 국제 표준으로 공식 등재되며 한국 전통식품의 글로벌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 김 세계규격화 작업도 새롭게 승인되고, 관련 규격을 논의하는 가공과채류분과 의장국에 한국이 선출되면서 K-푸드가 국제 식품기준 설정 과정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반이 강화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해양수산부와 함께 10~14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국제식품규격위원회 제48차 총회 결과'에서 이 같은 성과를 얻었다고 17일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결과가 김치, 고추장, 인삼제품 등 한국 전통식품의 국제 기준 운영을 주도할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김치의 세계규격(CODEX STAN 223)에 등재된 배추 표기는 그동안 ‘Chinese cabbage’만 사용돼 왔으나, 이번에 ‘kimchi cabbage’와 ‘napa cabbage’가 함께 추가되면서 한국 제안이 국제적으로 공식 채택됐다. 정부는 국제 학술자료와 교역 현장에서 ‘kimchi cabbage’ 사용이 확대되는 흐름을 확인해 명칭 개정을 추진해왔으며, 이번 결정으로 김치 종주국의 정통성과 고유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는 한국이 가공과채류분과(CCPFV) 의장국으로 선출돼 국제 규격 논의의 주도권도 확보했다. 의장 역할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맡게 되며, 해당 분과는 김치·고추장·인삼제품 등 한국 주요 품목이 포함된 핵심 조직이다. 한국은 과거 항생제내성특별위원회와 아시아지역조정위원회 등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이 있어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받아왔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김 산업에도 변화가 본격화된다. 그동안 아시아 지역규격에만 머물렀던 ‘김 제품’이 세계규격 제정을 위한 신규 작업 대상에 최종 승인되면서 글로벌 통일 기준 마련이 시작된다. 품질·위생·표시 기준이 국제적으로 정리되면 한국산 김의 신뢰도와 경쟁력이 강화되고, 수입국별 규제에 개별 대응해야 했던 부담도 줄어 연간 10억 달러 이상 수출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의장국 선출 과정에서 미국 대표단은 한국이 그동안 여러 분과위원회를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경험을 강조하며 강력한 지지를 표했다. 미국 측은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국제 규격 논의의 안정성을 높이는 기반이라고 평가하고, 관련 작업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협력 의사를 전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성과를 계기로 국제 식품규격 개발 과정에서 한국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고, 전통식품의 글로벌 신뢰도와 교역 활성화를 위해 관계부처 간 협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