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성(性)스캔들 확산⋯주고받은 이메일 절반에 '트럼프' 등장

WSJ "전체 이메일 2300건 가운데 절반"
빌 클린턴 前 대통령ㆍ영국 왕자도 거론돼
NYT "미국 뉴욕 사교계의 민낯 드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정가를 재차 강타한 '엡스타인 이메일'의 약 절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관련 내용이었다고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은 미연방의회 하원 감독위원회가 공개한 파일 가운데 미성년자 성착취범이던 금융업자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이 지인들과 주고받은 이메일 2300여 건을 분석했다. 수발신 이메일 가운데 약 절반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2016년 전후해 빈도가 부쩍 늘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엡스타인 추문은 미국 억만장자 금융가 제프리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착취 및 성매매 조직 운영 혐의' 사건이다. 법원의 명령에 따라 '엡스타인 파일'이 공개되면서, 사건과 연루된 유력 인사들 실명이 잇따라 드러났고,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친구들과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이 많았다. 뒤이어 언론에 관련 정보를 제보하는 내용 등이었다. WSJ은 "대통령 선거와 대통령 재임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관련 뉴스가 자주 등장했다"라며 "당시는 트럼프 이야기를 피하기 어려운 시기였다"고 부연했다.

이밖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름도 500건 넘는 이메일에서 나왔다.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한 2015년 이전이었다. 일부는 그의 부인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첫 대선 상대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 관한 내용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 영국 왕자 칭호를 잃은 앤드루 마운트배튼 윈저, 클린턴 행정부 재무장관 출신의 래리 서머스 전 하버드대 총장, 빌 게이츠의 전 과학 자문인 보리스 니콜리치 등의 이름도 검색됐다고 WSJ는 전했다.

엡스타인은 언론인들과도 폭넓게 접촉했다. 언론계 저명인사들과 함께 사교계 인맥을 형성하거나, 우호적 언론 보도에 힘입어 재기하기 위해 또는 정치적 조언을 얻기 위해 기자들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엡스타인의 이메일이 잃어버린 뉴욕을 드러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엡스타인이 자신의 주요 활동 무대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출신지이기도 한 뉴욕 사교계에서 벌인 활동을 조명했다.

NYT는 이메일에 "월가의 억만장자들, 언론계의 중량급 인사들, 정치인들, 그리고 오랜 자금력을 갖춘 사교계 인사들로 이뤄진 그룹의 황혼기가 묘사됐다"며 이들 중 여럿은 뉴욕 어퍼이스트사이드에 있는 엡스타인의 7층짜리 저택에 모이곤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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