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G20 계기 중동·아프리카 순방…‘실용외교’ 확장 나선다

▲말레이시아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6일 성남 서울공항 공군 1호기에서 환송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아프리카·중동 순방길에 오른다. 7박 10일간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튀르키예를 방문하는 일정으로, 외교 전략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실용주의 기조 아래 성과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현지시간) UAE 아부다비에 도착해 18일부터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한다.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인공지능(AI)과 방위산업 협력 등을 포함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19일에는 양국 경제인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이 예정돼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UAE 방문 후 이 대통령은 20일 이집트로 이동해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카이로대학에서 연설을 진행한다. 카이로대 연설에서는 한국 정부의 대(對)중동 구상을 설명할 예정이다.

22~23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는 총 3개 세션에 참석해 포용적·지속 가능한 성장, 기후변화와 재난 대응, 공정한 미래에 관한 논의를 이어간다. 한국이 주도하는 중견국 협의체 ‘믹타(MIKTA)’ 정상들과의 회동도 잡혀 있다.

G20 일정을 마친 뒤에는 튀르키예 앙카라를 찾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MOU 서명식 등을 진행한 뒤 귀국한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이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이어 한국 정부가 비상계엄 등 혼란한 정국을 딛고 다자외교 무대에 복귀했음을 보여주는 일정의 마무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강조해 온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AI·방위산업·문화 분야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논의가 막바지 조율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순방에 중동·아프리카 방문국들이 함께 포함된 것은 격변하는 국제 질서 속에서 대안적 협력 공간으로 부상한 ‘글로벌 사우스’와의 외교적 연계를 확대하겠다는 정부 구상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