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6%대 돌파…은행 대출 ‘문턱’ 더 높아졌다

최근 시장 금리가 뛰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약 2년 만에 다시 연 6%대를 넘어섰다. 부동산 규제와 맞물리며 대출 문턱은 더 높아진 모습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4일 기준 주담대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930∼6.060%로 나타났다. 6%대 금리는 2023년 12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8월 말(연 3.460∼5.546%)과 비교하면 상단은 0.514%포인트(p), 하단은 0.470%p 뛰었다. 같은 기간 혼합형 금리의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이 2.836%에서 3.399%로 0.563%p 상승했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도 연 3.520∼4.990%에서 3.790∼5.250%로 상단이 0.260%p, 하단이 0.270%p씩 상승했다. 같은 기간 지표 금리인 은행채 1년물 금리가 0.338%p 뛴 탓이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오름세다. 신규 코픽스 기준으로 연 3.770∼5.768%로, 상단이 0.263%p 올랐다. 같은 기간 코픽스는 단 0.01%p 상승에 그쳤지만, 은행들이 내부적으로 대출금리 인상 폭을 더 크게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가 작용한 결과다.

시장금리 상승은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회의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12일 “금리 인하의 규모와 시기, 방향 전환 여부까지 새로운 데이터에 달려있다”고 밝히면서 서울 채권시장에서 1년물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만기의 국고채 금리가 연중 최고점을 찍었다.

한은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진 가운데, 대출금리 상승과 대출 한도 축소 흐름은 연말까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아래선 기준금리가 오르면 차주의 원리금 부담이 커지고, 결과적으로 대출 가능액은 줄어든다.

KB국민은행은 17일부터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0.09%p 인상한다. 5년물 금융채 금리 상승 폭을 반영한 조치다. 이에 따라 해당 상품 금리는 연 4.11∼5.51%로 조정된다.

다른 시중 은행들도 시장금리 인상분을 주담대 금리에 반영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