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급한 불' 껐지만⋯50% 관세 갇힌 철강 '혹한기' 지속 [팩트시트, NEXT]

철강 빠진' 232조 관세 인하⋯車업계만 '최악의 시나리오' 피해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미 관세협상 팩트시트 및 MOU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최근 공개된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를 두고 국내 산업계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자동차 업계는 현행 25% 수준에서 15%로의 관세 인하라는 '최악을 피한' 성과를 얻었지만, 철강 업계는 50%의 관세 장벽이 그대로 유지돼서다.

16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14일 발표된 팩트시트는 무역확장법 232조(국가안보)에 따른 관세 인하 품목을 명확히 했다.

내용을 보면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 및 부품, 원목 제재목과 목재 제품'에 대한 232조 관세를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25% 수준의 고율 관세를 적용받던 자동차 업계에는 단비 같은 소식이다.

그간 미국의 25% 과세 부과로 현대차그룹은 올해 2분기에 1조6000억 원, 3분기에는 3조 원의 관세비용을 물었다. 매월 1조 원가량 관세 피해를 입은 것이다.

자동차 업계와 달리 철강은 팩트시트의 232조 관세 인하 품목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14일 브리핑에서 "현재 미국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철강 관세에 대해서는 50%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 완강하다“며 ”다만 이번 합의에서 관세 혜택을 받는 자동차, 비행기 부품에 들어가는 철강, 알루미늄, 구리 정도가 관세 면제를 받는다. 앞으로도 있을 협상에서 철강 관세 인하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국내 철강 업계는 '관세 폭탄'으로 고초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올해 6월 국가안보를 이유로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했다.

50%라는 고율 관세를 물고서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철강의 대미 수출은 험로를 걷고 있다.

수출 부진은 통계로도 드러난다. 올해 3분기 누적(1~9월) 철강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6.6% 감소했다. 지난달 들어 더욱 악화됐다. 10월 한 달간 철강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1.5%나 감소했다. 미국 고관세 여파 때문이다.

수출 감소와 더불어 내수 부진도 심화되면서 철강 업계는 이번 관세 협상에 주목해왔다. 하지만 팩트시트의 관세 인하 대상에서 철강이 거론되지 않아 업계로서는 뼈 아플 수밖에 없다.

정부도 이런 철강 업계의 어려움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이달 초 철강업계의 수출 걸림돌과 내수 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도 내놓았다.

다만 정부 대책은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뒷받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50% 관세 해소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관세 인하 품목에 철강이 미포함됨에 따라 50% 관세 장벽에 갇힌 철강 업계의 시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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