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0원대 개입 적절…구두개입은 단기 효과에 그칠 것"
"대외 변수 해소 전까지 1450~1470원대 변동성 불가피"

개장 직후 1475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 직후 1450원대 후반으로 급락했다.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외환수급 불균형이 원화 약세 기대를 고착시키는 상황을 정부와 한국은행이 우려하며 시장 안정 메시지를 즉시 내놓은 영향이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오전 10시4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61.90원을 기록했다. 개장가(1471.9원)보다 약 10원 낮고, 장 초반 기록한 1475원 근처 고점보다 13원 이상 내려온 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개장 10분 만에 1475원까지 급등하며 시장 불안이 확대됐지만, 오전 9시경 외환당국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19원 가까이 미끄러져 1456.4원까지 급락했다. 다만 이후 소폭 반등하며 1460원대 후반에서 방향성을 탐색하는 모습이다.
당국의 대응은 '속도 조절'을 넘어선 사실상 구두개입이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한국은행 총재,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70원을 상회하는 등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정부와 한은, 금융당국은 "해외투자 증가로 외환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경우 원화 약세 기대가 고착돼 환율 하방 경직성이 강화될 수 있다"며, "가용 수단을 적극 활용해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수출기업 등 주요 수급주체와의 협의도 병행할 방침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메시지가 '개입의 분명한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화는 달러 대비 3%포인트 이상 더 약세를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1450원을 넘으면 구두개입 가능성이 커진다고 봤는데 실제로 그 수준에서 개입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율이 다소 내려왔어도 여전히 1460원 안팎이어서 원화 약세 문제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지표 발표 지연, 관세 이슈, 셧다운 여파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높은 환율이 장기간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구두개입 효과가 '단기적'이라는 시각도 뚜렷하다.
최 연구원은 "펀더멘털이 바뀐 것이 아니므로 구두개입만으로 추세적 하락 전환은 어렵다"며, "정부가 개입을 지속해 환율을 크게 누르긴 어렵고, 60~70원대 상단을 막는 수준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당국의 구두개입으로 급등세는 진정됐지만, 해외투자 증가가 이어지는 한 원화 약세 흐름이 쉽게 꺾이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특히 연말을 앞두고 대외 이벤트가 이어지면서 1450원대 후반~1470원대 사이에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외환당국은 "환율 상승 요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필요한 대응을 신속히 검토할 것"이라며, "국내 금융·외환시장 안정에 최우선을 두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