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가 1.9% 상승...9개월 만에 최대 폭

10월 수출물가 4.1% 급등...한은 "유가 하락에도 환율 영향 더 커"
전자·광학기기 10.5%↑, 반도체 가격 강세 두드러져
교역조건은 개선… 수입가격 하락 폭 더 커져
한은 "가격 전가 여부 불확실…11월도 환율·유가 변수"

(연합뉴스)

수출물가가 10월 한 달 만에 4.1% 오르며 1년 내 가장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환율 상승 영향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4일 공개한 '10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수출물가는 컴퓨터·전자·광학기기(10.5%)와 1차 금속제품(4.9%) 등이 강세를 보이며 전월 대비 4.1% 상승했다. 계약통화 기준으로는 2.0% 오르는 데 그쳐, 이번 상승이 환율(원·달러 2.3%↑) 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부문에서는 D램(20.1%), 플래시메모리(41.2%)가 급등하며 전체 전자 품목 상승을 견인했다. 은괴(18.8%), 동 정련품(9.9%) 등 1차 금속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화학제품(1.0%), 석탄·석유제품(1.1%) 등은 제한적인 상승에 그쳤다.

이문희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 물가통계팀장은 "10월 수출물가는 환율 상승과 반도체 가격 오름세가 동시에 영향을 미쳤다"며, "반도체를 포함한 컴퓨터·전자·광학기기가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수입물가도 전월 대비 1.9% 상승했다. 두바이유 가격이 7.2% 하락했지만 원화 약세가 이를 상쇄했다.

품목별로는 중간재가 3.8% 올라 상승을 주도했다. 반도체·1차 금속·일부 화학제품이 가격을 끌어올렸다. 반면 원재료는 원유(-5.0%)와 LNG(-16.6%) 가격 하락 영향으로 0.6% 떨어졌다.

이 팀장은 "수입물가 1.9% 상승은 올해 1월 이후 가장 큰 폭"이라며, "국제유가 하락에도 환율 영향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수출물량지수는 운송장비·화학제품 부진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 감소했고, 금액지수도 0.5% 하락했다. 수입물량은 광산품과 1차 금속 중심으로 1.0% 증가했으나 금액지수는 2.4% 줄었다.

교역조건은 개선됐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입가격(-3.3%)이 수출가격(+0.5%)보다 더 크게 하락하며 3.9% 상승했고, 소득교역조건지수도 2.9% 올랐다.

이 팀장은 반도체 가격 강세에 대해 "AI 서버투자 확대 영향으로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면서 가격 상승 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수입물가 상승의 소비자물가 전가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기업의 가격 전가 여부, 수요여건, 정부 정책 등 다양한 변수가 있어 영향 정도를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11월 전망에 대해 그는 "원·달러 환율이 추가 상승했고 두바이유도 소폭 오른 만큼 상승 요인이 존재하지만, 국내외 불확실성이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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