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하려고” “게임 때문에” “공황이 와서”…2026 수능, 중도 포기·결시 잇따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관계자들이 학교 정문을 닫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첫날인 13일 전국 곳곳에서 시험을 중도에 포기하거나 결시하는 사례가 잇따랐다. 일부 수험생은 건강 악화로, 또 일부는 개인적 이유로 시험을 포기했다고 인증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날 오전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수능 포기하고 나왔네요’라는 글이 잇따라 게시됐다. 한 수험생은 “오늘 시위 있다고 해서 그냥 포기했다”며 “윤어게인”이라는 문구를 남겼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지자로 추정되는 이 수험생은 시위 참석을 이유로 시험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수험생은 “게임 때문에 나왔다”며 ‘2026학년도 수능 시험 포기 확인증’을 올렸다. 수능을 중도에 포기하려면 포기 확인서를 작성하고 서명한 뒤, 제출했던 휴대전화를 돌려받아 퇴실할 수 있다.

건강상의 이유로 시험을 포기한 수험생도 있었다. 한 수험생은 “공대생인데 서울대를 목표로 준비했지만 독감 확진을 받아 시험을 끝까지 치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올해 독감 유행 시기가 예년보다 한 달 이상 빨라지면서 수험생들의 건강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전북지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전주시 한 시험장에서 1교시 국어영역 도중 공황장애 증세를 보인 수험생이 예비시험실로 이동했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결국 시험을 포기하고 귀가했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 관계자는 “수능이라는 심리적 압박을 견디지 못해 증세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에서는 수능 결시 학생을 찾기 위해 소방과 경찰이 한강 수색에 나서는 소동도 벌어졌다. 서울 강서구 영일고등학교 시험장에 나타나지 않은 학생이 부모의 신고로 실종 접수된 것이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 결과 학생의 마지막 신호가 마포대교 북단 인근에서 잡히자 투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난구조대를 투입했다.

이후 학생의 위치가 영등포구 여의도 인근으로 확인됐고 오전 10시 10분께 무사히 발견됐다. 경찰은 학생을 부모에게 인계했으며 결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장에 들어서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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