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코스닥 기업들이 주가 부양을 위한 무상증자 카드를 잇달아 꺼내 들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하반기 들어 무상증자를 결정한 코스닥 상장사는 총 19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8곳과 비교하면 소폭 증가한 수준이다.
이달 들어서만 드림시큐리티, 제너셈, 에이치시티, 카티스, 시노펙스 등 5곳이 무상증자를 공시했다. 증시 분위기가 살아난 가운데 유통주식 수를 늘려 거래량을 확대하고, 투자 심리를 자극해 주가 상승효과를 노리는 전략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개별 종목의 이슈가 무상증자 발표와 결합하며 주가 모멘텀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드림시큐리티는 코스닥 상장 이후 처음으로 무상증자를 진행한다. 3000원대에 머무르고 있는 주가를 끌어올려 회사 실적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해 총 주식 수를 9500만여 주로 늘릴 계획이다.
카티스는 보안시스템이 주목받으면서 이달 두 차례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상장 후 첫 무상증자 결정을 통해 상승 기대감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주주환원 정책의 하나로 이러한 결정을 내렸고, 향후 다양한 주주친화 정책을 검토할 계획이다. 양자암호 기반 차세대 경계방어 보안 시스템 ‘엑시퀀트 1.5’ 등 사업 성장성과 기업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 결정이다.
시험인증·교정 전문기업 에이치시티는 3분기 호실적 발표와 함께 보통주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하는 100%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에이치시티는 3분기 매출액 281억 원, 영업이익 4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6.0%, 61.1%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기업의 성장성과 재무 건전성을 기반으로, 주주와 성과를 공유하고 주식 유동성을 높여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로 했다.
시노펙스는 보통주 1주당 0.05주 비율로 무상증자를 시행할 계획이다. 현금이나 주식 배당보다 주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단 전략이다. 회사는 “무상증자는 기업이 보유한 자본잉여금 일부를 활용해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주주가 별도 배당소득세(15.4%)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주가는 대체로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드림시큐리티는 공시 이후 전 거래일 대비 9.55% 오른 3670원을 기록한 뒤 3600선을 지켜내고 있다. 제너셈은 이틀에 걸쳐 공시 전 거래일 대비 15.54% 증가한 9490원으로 올라선 이후 9400원 선을 유지 중이다. 무상증자결정을 공시한 12일 카티스는 전 거래일 대비 8.49% 오른 370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이날도 3800원 선으로 올라섰다.
에이치시티는 실적이 뒷받침하면서 공시 전후로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 1만3800원 선을 오르내리는 중이다. 전날 1만42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시노펙스는 주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지 못하며 6150원 선에 머무르고 있다.
다만 주가 부양 효과를 장기적으로 끌어가려면 실질적인 성과가 수반돼야 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무상증자가 단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모멘텀을 만들 수는 있지만 지속적인 주가 레벨업을 위해선 실적 개선과 성장 전략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기업별로 무상증자 이후의 본질적 성과가 시장 재평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