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축제 ‘광군제’가 올해 역대 최장 기간에 달하는 행사 끝에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할인 행사 기간을 늘리며 실적이 개선됐지만 소비 심리의 냉기를 완전히 녹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AP통신은 12일(현지시간) 중국 소매 데이터 제공업체 신툰을 인용해 올해 광군제 총매출액이 1조7000억 위안(약 351조305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지난해보다 거의 18% 늘어난 규모지만, 증가율은 2024년의 27%에 크게 못 미쳤다.
할인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거래를 택하면서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들은 부동산 불황, 임금 정체, 온라인 구매에 적극적인 젊은 층의 높은 실업률 등으로 인해 허리띠를 졸라매며 신중한 소비를 이어가고 있다.
‘광군제’는 2009년 알리바바그룹이 시작한 세일 행사로, 중국 온라인 쇼핑 업계에서 6월의 ‘6.18 쇼핑 페스티벌’과 함께 양대 쇼핑 축제로 꼽힌다. 연간 유통 총액(GMV)의 약 3분의 1을 차지할 만큼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다.
특히 올해에는 경기 부진 속에서 위축된 소비자들을 달래기 위해 행사 기간을 대폭 늘렸다. 신툰은 “올해 축제는 약 일주일 더 길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컨설팅업체 베인 앤 컴퍼니는 최근 보고서에서 광군제의 눈부신 성장세가 지난 몇 년 동안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현재 높은 수준을 넘어 매출을 늘리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 침체한 경제 상황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중 하나인 징둥닷컴은 주문 건수가 약 60% 급증하고 구매자 수가 40% 증가하며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패션, 뷰티, 스포츠용품을 베스트셀러 품목으로 꼽았다. 다만 추가 세부사항, 증가분 중 중국 내수 대비 해외 매출 비중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알리바바의 티몰과 타오바오 전자상거래 플랫폼은 매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일부 판매 업체들은 축제 시작 전과 비교해 매출이 100%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