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도 높인 하드웨어…‘몰입감’이 경쟁력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로 확장…‘포스트 스마트폰’ 겨냥

삼성전자가 개발한 헤드셋형 확장현실(XR) 기기 ‘갤럭시 XR’이 기업 현장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스마트폰 이후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XR이 인공지능(AI)과 결합하면서 산업·교육·업무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핵심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갤럭시 XR’은 삼성전자가 구글, 퀄컴과 협력해 개발한 XR 기기다. 사용자는 현실 공간을 보면서 그 위에 3차원(3D) 가상 객체를 띄워 조작할 수 있다. 지난달 22일 출시된 이 기기는 단순히 가상세계에 몰입하는 VR(가상현실)과 달리, 실제 환경을 그대로 인식한 채 디지털 정보를 실시간으로 중첩시킬 수 있다. 삼성은 이를 통해 AI·스마트폰·웨어러블을 잇는 ‘차세대 갤럭시 생태계’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XR을 단순 소비자용이 아닌 기업 간 거래(B2B) 플랫폼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달부터 삼성인력개발원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갤럭시 XR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은 신입사원부터 고위임원에 이르기까지 전 계층 임직원 교육에 갤럭시 XR을 전면 활용할 계획이다. 11월 첫 도입 단계에서는 △명상 △삼성 역사체험 △리더십 △외국어 △토론 등 5개 핵심 교육과정에 AI·XR 콘텐츠를 적용했으며, 연간 2만명 이상의 임직원이 이 시스템을 통해 학습하게 된다.
또 삼성전자와 삼성중공업은 XR 기반 가상 조선 훈련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신입 엔지니어는 XR 환경에서 선박 엔진을 검사·조립하며 실전 감각을 익힌 뒤 현장에 투입된다.

이 같은 B2B 확산의 배경에는 XR 기기의 완성도 높은 기술력과 몰입감이 있다. 갤럭시 XR은 퀄컴 스냅드래곤 XR2+ Gen2 플랫폼을 탑재하고, 정밀한 카메라·센서·마이크를 배치해 사용자의 머리와 손, 눈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인식한다. 545g의 가벼운 무게와 인체공학적 설계로 장시간 착용에도 피로감이 적다. 외부광 차단 패드와 도수형 인서트 렌즈를 지원해 몰입도를 높였고, 안경 착용자는 ‘다비치안경’ 매장에서 개인 도수 렌즈를 주문해 부착할 수 있다.
삼성은 일반 소비자용 XR 콘텐츠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어도비(Adobe), NBA, MLB, 칼름(Calm), 어메이즈VR 등과 협업해 글로벌 XR 콘텐츠를 제공하고, 국내에서는 네이버 ‘치지직’과 손잡고 스트리밍형 XR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스포츠 중계, 콘서트 감상, 3D 영상 제작, 실시간 협업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스마트폰 시장 정체 이후 AI 반도체·갤럭시 AI·갤럭시 XR로 이어지는 삼각 구조를 구축해 차세대 컴퓨팅 주도권을 노리고 있다”며 “B2B 교육, 의료, 제조 등 산업별 XR 수요를 선점하면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의 리더십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