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커피·스트레스, ‘이 질병’ 부른다 [e건강~쏙]

현대인의 고질병 역류성 식도염, 방치하면 협착·궤양에 ‘바렛식도’ 위험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서구화된 식습관과 불규칙한 생활습관, 스트레스 등으로 역류성 식도염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속 쓰림과 신물 역류 같은 대표적인 증상은 단순 소화불량으로 오인되기 쉽지만, 장기간 방치하면 만성 식도염이나 식도 협착, 식도암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산이나 소화액이 식도로 역류해 식도 점막에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단순한 속쓰림을 넘어서는 위식도 역류질환의 대표적인 형태다. 정상적으로는 위와 식도의 경계를 지키는 하부식도괄약근이 위산 역류를 막지만, 이 기능이 약화하면 위산이 역류해 식도 점막을 자극한다. 이런 자극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막 손상과 염증으로 이어지며, 반복되면 만성적인 불편을 유발한다.

환자 수는 생활 습관의 서구화, 과로, 스트레스로 인해 증가하는 추세다. 과거에는 중장년층에서 흔히 발생했지만, 야식과 커피, 음주가 잦은 젊은 층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흔히 ‘국민병’으로 불릴 정도로 발병률이 높아져 단순한 위장 질환이 아닌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사회적 질환으로 주목받고 있다.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위식도 역류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2020년 465만302명에서 2022년 490만1158명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474만2835명으로 집계됐다.

역류성 식도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이 타는 듯한 속 쓰림과 목이나 입안으로 신물이 올라오는 역류 증상이다. 이 외에도 만성 기침, 목 이물감, 쉰 목소리, 잦은 트림, 흉통 등 다양한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심장질환이나 기관지 질환으로 착각해 진료 시기를 놓치기도 하며, 증상이 불규칙하거나 가벼워 스스로 소화불량으로만 여기는 경우도 많다.

진단을 위해서는 환자의 증상을 상세히 확인하고 내시경 검사를 통해 식도 점막 손상 정도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하면 식도 산도 검사(pH 모니터링)와 식도 내압 검사로 역류 빈도와 괄약근 기능을 평가할 수 있다. 특히 내시경 검사는 합병증 여부를 조기에 확인할 수 있어 필수적인 검사로 꼽힌다.

역류성 식도염의 가장 큰 원인은 위와 식도의 경계를 지키는 하부식도괄약근 기능의 약화다. 이 괄약근이 제대로 닫히지 않으면 위산이나 소화액이 식도로 역류해 반복적인 자극으로 염증이 발생한다. 기능 저하는 노화와 함께 나타나기도 하지만 잘못된 생활습관이 가장 큰 촉발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야식, 과식, 기름진 음식 섭취는 위 내 압력을 높여 역류를 쉽게 만든다. 또한 커피·탄산·알코올 섭취와 흡연은 위산 분비를 촉진하고 괄약근을 이완시켜 역류 가능성을 높인다.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도 위장 운동을 저하해 증상을 악화시킨다.

약물치료는 위산분비억제제인 프로톤펌프억제제(PPI)가 가장 널리 사용되며, 위산을 중화하는 제산제, 위장 운동 촉진제 등이 함께 쓰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P-CAB)가 도입돼 사용되고 있다. 대부분 환자는 약물과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호전되지만, 일부 중증 환자나 약물에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내시경적 시술이나 항역류 수술이 고려될 수 있다.

역류성 식도염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만성화돼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대표적으로 식도 점막이 좁아지는 식도 협착, 궤양, 그리고 전암성 병변인 바렛식도가 발생할 수 있다. 바렛식도는 장기간 위산에 노출된 식도 점막이 변성된 상태로 향후 식도선암으로 발전할 위험이 크다. 또한 역류한 위산이 호흡기를 자극해 만성 기침, 기관지염, 천식 악화, 후두염 등을 유발할 수 있다.

김승한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예방의 핵심은 생활습관교정”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과식과 야식은 피하고, 기름진 음식·자극적인 음식·카페인·알코올 섭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식후 바로 눕지 않고 최소 2~3시간 뒤에 눕는 습관을 들이며, 수면 시에는 상체를 15~20도 정도 높여 자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김 교수는 “증상이 반복되거나 생활습관 교정으로도 개선되지 않을 경우 조기에 병원을 방문해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역류성 식도염은 재발률이 높은 질환인 만큼 스스로 증상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꾸준한 관리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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