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기 둔화에도 낮은 실업률은 '구직 포기' 때문... 매칭 효율성 제고해야"

KDI '최근 낮은 실업률의 원인과 시사점'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 (KDI)

최근 경기 둔화에도 실업률이 저조한 기현상은 20대 '쉬었음' 계층이 증가한 게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기현상을 막기 위해선 구인·구직 매칭 효율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조언도 함께 제시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6일 발표한 현안 분석 보고서 '최근 낮은 실업률의 원인과 시사점'에서는 경기 둔화 흐름에도 역설적으로 실업률이 하락하는 원인을 분석했다. 최근 이런 흐름은 통상적으로 경기가 둔화하면 높은 실업률을 보이는 것과 상반된다.

보고서에서는 20대 '쉬었음'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하기 시작한 2015년과 2025년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실업률 추이를 보면 2015년 3.6%에서 올해(7월 기준) 2.7%로 하락했다. 실업률은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경제활동인구 중 구직 활동을 했는데도 아직 취업하지 못한 실업자의 비율을 의미한다.

KDI는 20대 '쉬었음' 인구 비중이 2015년 수준(4.4%)이 계속 유지됐을 경우, 올해 실업률은 0.7%포인트(p) 상승해 3.4%가 됐을 것으로 분석했다. '쉬었음' 인구가 2015년 이전 추세를 그대로 따라 완만하게 증가했다고 가정하면 올해 실업률은 0.4%p 올라 3.1%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지연 KDI 연구위원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구체적 사유 없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가 증가한 것은 기술적으로 실업률 지표의 하락을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쉬었음' 인구는 구직활동을 하지 않아 통계상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 '쉬었음' 인구가 증가하더라도 실업률은 되레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KDI는 최근 경기 둔화에도 낮은 실업률이 지속하는 건 매칭 효율성 개선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매칭효율성은 구인-구직 간 연결의 원활함 정도를 나타내는 개념으로 구인-구직 정보에의 접근성 및 공공⋅민간 고용서비스의 수준 등을 반영한다. 매칭효율성이 높아지면 구직자 수와 구인공고 수가 동일하더라도 더 많은 매칭, 즉 신규고용이 발생하므로 실업률이 하락하게 된다는 얘기다.

매칭 효율성이 2015년 이후 개선되지 않았을 경우를 가정한 결과, 실업률은 0.4%p 상승한 3.1%라는 계산이 나왔다. 매칭 효율성이 실제의 절반 수준이었다고 가정하면 0.2%p 오른 2.9%였다. 김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매칭 기술의 발전과 인구구조 변화로 구인-구직 간 연결의 효율성이 크게 개선돼 실업률에 지속적인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KDI는 최근 경기 둔화에도 낮은 실업률이 지속하는 현상에는 '매칭 효율성 개선'이라는 긍정적인 측면과 근로 연령층의 구직 의향 감소라는 부정적인 측면이 모두 존재한다고 봤다. 즉 낮은 실업률이 반드시 고용 여건의 개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김 연구위원은 "실업률 하락의 상당 부분이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에 기인한다는 것은 기업의 일자리 창출 여력이 감소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하면서 양질의 정규직 취업 가능성에 회의적인 청년층이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비중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청년층의 구직 의욕을 약화하는 경제구조가 굳어지면 이미 축소되고 있는 인적자원의 활용도마저 감소할 수 있으며 사회통합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매칭 효율성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여 노동시장 참여 유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 연구위원은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여력을 확보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하는 한편 산업 수요에 부합하는 인적자원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교육 체계를 점진적으로 전환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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