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문제 의심” vs “들뜸 현상” 엇갈려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아이파크자이(이문3구역 재개발)’가 입주 전부터 하자로 인한 갈등을 겪고 있다. 특히 지하 주차장 기둥에서 흔치 않은 하자가 발견되며 우려를 낳고 있는데, 전문가는 기둥 크랙을 의심했으나 시공사는 단순 페인트 들뜸 현상이라 해명하고 있다.
10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이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이문아이파크자이 입주민들은 시공사 HDC현대산업개발에 균열, 공용부 누수, 세대 내 누수 등 하자에 대한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지하 주차장 기둥에서 크랙이 발견됐다는 점이다. 이에 입주민들은 단지 내 안전을 우려하며 집단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한 예비 입주자는 동대문구에 민원을 접수하며 공용부분 크랙과 누수 등 다방면의 하자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 역시 흔한 현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특히 안전 점검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주형 한양대 건축공학 교수는 “기둥이 철근콘크리트(RC) 구조라면 슬래브 하중이 집중되는 기둥 상단부에서 전단응력 집중이나 철근 배근 불량, 타설 이음부(Construction Joint) 불량 등이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조물에 따라 심각도는 달라질 수 있으나 결코 흔한 현상은 아니다”면서 “제3자를 통한 구조 진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병수 영남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위아래 콘크리트 색이 달라 시차를 두고 타설된 흔적이 보인다”며 “의도된 끊어치기가 아니라 시공 관리 미흡으로 생긴 ‘콜드 조인트(Cold Joint)’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즉시 붕괴 위험은 없지만 내구성 저하가 우려돼 장기적으로 구조적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전문 기관의 안전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만 공주대 그린스마트건축공학과 교수 역시 “균열이 철골의 내화피복 층에서 발생한 것이라면 단순 보수로 충분하지만, 콘크리트 기둥 자체에 균열이 발생했다면 구조적 하자에 해당한다”며 “균열 부위의 보수와 함께 구조 안전성 점검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구조적인 하자가 아닌 페인트 들뜸 현상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흔히 발생하는 일은 아니라고 인정했다. 또한 취재가 시작된 직후 즉각 보수에 나섰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기둥마다 콘크리트 양생 부위가 달라질 수 있지만, 원래대로라면 견출(표면 정리) 작업을 매끄럽게 마감한 뒤 도색해야 들뜸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면서 “해당 작업이 미흡해 도색이 일부 들뜨는 현상이 생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내부 구조기술사와 현장소장이 직접 확인한 결과, 구조체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가 된 부위는 들뜬 도색층을 제거한 뒤 면 정리와 재도색 작업을 완료했다”며 “같은 현상이 다른 기둥에서는 발견되지 않았고 단일 부위에서만 발생한 사례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도 “사진상 균열이 가로로 일정하게 형성돼 있는 점으로 보아 구조적 파손이라기보다 시공 과정에서 생긴 조인트 흔적일 가능성이 크다”며 “구조적 균열이라면 대각선 형태나 파손면이 불규칙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입주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시공사가 현장 점검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문제가 구조적 결함이 아니라면 그 근거를 명확히 제시해 입주민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준공 전 일부 금이 가거나 도색이 들뜬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현상은 아니지만 발생 시 즉각 조치를 취한다”면서 “예비 입주자분들이 접수한 하자 등에 대해 충분히 보수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