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AI'만 28번 외친 李대통령…“AI 고속도로로 도약, 국민 저력으로 새 100년” [시정 연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인공지능(AI)’을 28차례 언급하며 AI를 중심으로 한 국가 대전환 구상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AI를 산업·국방·문화·복지 전반에 걸친 국가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제시하고, 인재 양성과 인프라 구축을 통해 ‘글로벌 AI 3강’ 도약을 이루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번 연설은 단순한 예산 설명을 넘어, AI를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의 축으로 삼아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을 재설계하겠다는 메시지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서는 ‘AI’라는 단어가 28차례, ‘산업’ 17차례, ‘지원’ 15차례, ‘투자’ 12차례, ‘성장’ 11차례, ‘미래’ 9차례 등장했다. 그만큼 이번 연설의 대부분이 급변하는 국제 통상 환경 속에서 한국 경제가 살아남기 위해선 AI 중심의 산업·재정 구조 전환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설득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엄중한 진단에서 출발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5개월이 지난 현시점을 두고 "다행히 지금 우리 경제는 위급상황을 벗어나고 있다"면서도 "여기에서 안주하거나 만족하기엔 우리가 처한 상황이 결코 녹록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내년 예산안은 미래 성장과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전략적 투자”라며 “인공지능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해 도약과 성장의 미래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체적인 예산 편성 원칙도 설명했다. 그는 "총지출을 올해 대비 8.1% 증가한 728조원 으로 편성한 가운데,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대전환에 10조1000억 원을 편성했다"며 "이는 올해 예산 3조3000억 원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 가운데 2조6000억 원은 산업·생활·공공 전 분야 AI 도입에 투입하고, 인재 양성과 인프라 구축에 7조5000억 원을 투입한다"고 부연했다.

먼저 피지컬 AI(로봇 등 물리적 시스템에 AI를 결합한 형태) 선도 국가 달성을 위해 로봇, 자동차, 조선, 가전·반도체, 팩토리 등 주요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대전환을 신속하게 이루기 위해 향후 5년간 약 6조원을 투입한다.

정부는 AI 기술을 경제 전반에 확산시키기 위한 구체적 실행 계획도 제시했다. 바이오헬스, 주택, 물류 등 생활과 밀접한 300개 제품에 인공지능을 신속히 적용하고, 복지·고용·납세·신약 심사 등 공공 영역에서도 AI 활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AI 인재 양성과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도 병행된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급인재 1만1000명을 양성하고, 세대별 맞춤형 교육을 통해 국민 누구나 인공지능을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AI·콘텐츠·방위산업 등 첨단전략산업 분야의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한 R&D 투자도 35조3000억 원으로 19.3% 확대 편성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이 대통령은 “향후 5년간 150조원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미래 성장의 씨앗인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도모하고, 성장의 혜택을 국민께서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저소득층을 위한 예산도 대폭 확충했다. 이 대통령은 "시대 변화의 충격을 가장 빨리 가장 크게 받는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을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 책무"라며 "취약계층의 생활을 두텁게 보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굳건히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부는 생계급여를 4인 기준 월 200만 원 이상으로 인상하고, 아동수당 지급 연령을 만 7세에서 만 8세로 확대한다. 노인일자리는 110만 명에서 115만 명으로 늘리고, 청년미래적금에는 정부가 최대 12%까지 매칭 지원한다. 또한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는 월 15만 원의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급할 계획이다.

지역균형발전 구상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에서 멀수록 더 많이 지원하겠다"며 △지역사랑상품권 24조 원 발행 △포괄보조규모 3배 확대(10조6000억 원) △인구감소지역 기본소득 지급 △경영안전바우처 지원 등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마무리하며 "내년은 AI 시대를 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역사적 출발점"이라며 "저는 우리 국민 저력을 믿는다. 그래서 자신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전쟁의 폐허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고, 금 모으기 운동으로 IMF 외환위기를 극복해 낸 우리 국민이 힘을 모은다면 못해낼 일이 없다고 확신한다"며 "산업화와 정보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낸 것처럼 위대한 국민과 함께 'AI 시대'의 문을 활짝 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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