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美 실리콘밸리 법인 첫 유상증자…정책금융 ‘투자형 전환’

7월 한 달간 1456억 투자 집행…절반 이상 현지법인 증자에 활용
설립 후 4년 만에 첫 자본 확충…AI·혁신 스타트업 투자 확대 신호

한국산업은행이 미국 실리콘밸리 법인(KDB SILICON VALLEY LLC)에 첫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2021년 설립 이후 4년 만의 자본확충으로 실리콘밸리 현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국내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 지원과 글로벌 벤처 투자 확대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4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산은의 올해 1~3분기 누적 투자집행액은 1730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7월 한 달에만 1456억 원(84%)이 집행됐다. 2022~2024년 3년간 연평균 투자집행액(444억 원)과 비교해도 세 배가 넘는다. 투자집행액에는 월별 유·무형자산 증가액과 해외법인 증자액이 포함된다.

7월 집행액이 크게 증가한 것은 미국 실리콘밸리 법인의 유상증자 영향이 크다. 절반 이상(약 728억 원)이 투입됐다. 산은 관계자는 “증자로 확보한 자금은 법인 설립 목적에 맞춰 벤처캐피털(VC) 투자 등에 활용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산은 현지 법인의 대규모 유상증자는 해외 혁신금융 플랫폼 확장을 의미한다.

산은은 2021년 5월 1억 달러(약 1187억 원)를 출자해 실리콘밸리 법인을 설립했다. 현지에서 한인 스타트업과 미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직접투자와 펀드 출자 업무를 병행하는 벤처캐피털 투자법인으로 직·간접 투자를 수행하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 플랫폼 ‘넥스트라운드(NextRound)’를 통해 국내 혁신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해 왔다. 이번 증자를 계기로 투자 규모 확대와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가 기대되는 이유다.

이번 증자는 산은이 그동안 국내 구조조정 중심의 정책금융에서 벗어나 글로벌 혁신금융 네트워크 확장에 나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강석훈 전 산은 회장은 4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KDB 넥스트라운드’ 행사에서 “올해 스타트업 투자 규모를 1조 7000억 원(약 12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증자는 금융당국의 정책금융 역할 확대 방향과도 궤를 같이한다. 김병환 전 금융위원장은 KDB 넥스트라운드에서 “산은과 기업은행 등이 한·미 벤처 생태계의 핵심 접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기관의 해외 진출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IBK기업은행도 실리콘밸리 내 창업지원 플랫폼 ‘IBK창공’ 데스크를 이달 중 정식 사무소로 승격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의 실리콘밸리 법인 증자는 구조조정 중심이던 기존 산업금융을 혁신 생태계 지원형으로 전환하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며 “테크산업의 성지인 실리콘밸리에서 산은이 인공지능(AI)과 딥테크 등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한편 산은은 미국ㆍ홍콩·아일랜드·우즈베키스탄·헝가리·브라질·인도네시아에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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