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전기버스, 모바일 오피스 버스 등

현대자동차그룹이 20년 만에 국내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공식 의전 차량을 지원하면서 국내 모빌리티 산업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렸다. 제네시스의 고급 세단 G90·G80을 비롯해 수소전기버스와 모바일 오피스 버스까지 총 192대의 차량들이 글로벌 정상급 인사들의 이동을 책임졌다. 자국 브랜드로 의전 차를 자체 운용할 수 있는 국가가 적은 만큼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3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외교부 APEC 정상회의 준비기획단과 지난달 ‘2025년 APEC 정상회의’와 ‘외교통상합동각료회의’ 차량 지원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행사 기간 △G90 113대(각국 정상과 배우자 의전) △G80 74대(장관급 인사 의전)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 3대 △유니버스 모바일 오피스 2대 등 총 192대의 차량을 제공했다.
올해 APEC 정상회의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경상북도 경주에서 개최되며 글로벌 경제계 화합의 장을 만들었다. 2005년 부산 회의 이후 2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린 행사로, 21개 회원국 정상과 글로벌 CEO 300여 명이 참여했다. 특히 한미·미중정상회담 등 굵직한 외교 현안이 국내에서 연달아 개최되면서 상징적인 행사로 각인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의전 차량의 중심인 G90은 제네시스의 디자인 철학과 첨단 기술이 집약된 플래그십 모델이다. 우아한 외관 디자인과 프리미엄 소재가 적용된 고급스러운 실내 공간으로 상품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당 차량은 올해 웨이트 내무부 공식 행사 및 의전 차량으로 선정됐기도 했다. G80 역시 제네시스의 대표 세단으로 정숙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장관급 리더들의 시선을 끌었다. APEC 당시 경주 시내 도로 곳곳에서는 의전 차들이 행렬을 지으며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친환경 차량의 존재감도 빛났다. 행사장 내부 이동에는 유니버스 수소전기버스가 투입돼 수소 모빌리티 선도주자의 면모를 보여줬다. 해당 모델은 한 번 충전으로 최대 960.4㎞를 주행할 수 있는 친환경 차다. 자유롭게 공간을 배치할 수 있는 ‘유니버스 모바일 오피스’로는 ‘이동하는 회담장’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의 의전차 지원은 단순한 이동 수단 제공을 넘어 ‘한국산 프리미엄’의 국제적 위상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 세계에서 자국 브랜드로 의전 차량을 지원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독일·일본 등에 불과하다. 20년 전 부산 APEC에서는 현대차의 에쿠스 리무진과 독일 BMW와 함께 의전을 지원했던 것과 달리, 이번 APEC에서는 현대차의 단독으로 차량 지원이 이뤄졌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의전 차량 지원으로 그룹의 우수한 상품성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제네시스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수소 등 친환경 모빌리티를 앞세워가겠다는 목표다. 김일범 현대차 GPO 부사장은 “20년 만에 국내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현대차그룹 차량을 지원하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APEC 본 행사뿐만 아니라 10월 인천에서 개최 예정인 ‘APEC 재무장관회의’ ‘APEC 구조개혁장관회의’에도 의전차량을 제공할 예정이다. 앞서 8월 부산에서 열린 ‘APEC 에너지장관회의’에도 차량을 지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