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바이오 ‘월드 ADC’ 총출동⋯플랫폼·신규타깃 경쟁 본격화 [세계가 주목하는 K바이오①]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의 세계 최대 행사인 ‘월드 ADC 샌디에이고 2025(World ADC San Diego 2025)’에 대거 참가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부터 리가켐바이오, 에이비엘바이오, 앱티스, 지놈앤컴퍼니 등 바이오텍까지 글로벌 무대에서 ‘K-ADC’의 경쟁력을 선보인다.

2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 기업은 11월 3일(현지시간)부터 6일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월드 ADC 콘퍼런스’에서 기술 경쟁력을 적극 알릴 예정이다. 전 세계에서 1000여 명 이상의 글로벌 제약사‧바이오텍 연구자와 투자자들이 모이는 세계 최대 규모의 ADC 콘퍼런스로 최신 개발 전략과 기술 동향이 논의된다.

최근 ADC가 연구개발 단계를 넘어 임상 및 상용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관련 파이프라인뿐 아니라 생산 인프라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고품질 생산 공정과 분석 역량을 갖춘 CDMO 기업들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ADC는 복잡한 구조와 공정 특성상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돼 개발 초기부터 상업 생산까지 전 주기 지원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단독 부스를 마련해 ADC 생산 및 분석 역량을 중심으로 한 사업 경쟁력을 홍보할 예정이다. 올해 3월 500리터 규모의 ADC 생산시설을 가동했으며 개발부터 생물학적 접합‧상업적 제조에 이르기까지 통합 역량을 선보인다. 스피킹 세션과 포스터 발표를 통해 ADC 분자 분석 전략과 고효율·안전 생산이 가능한 전용 시설의 강점을 강조하며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를 모색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장건희 최고기술책임자(CTO)가 ADC 플랫폼을 활용한 바이오 컨쥬게이트 개발 및 제조 가속화 전략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다. 회사는 자사의 ADC CDMO 기술 경쟁력을 부각하고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기술 플랫폼을 앞세운 바이오벤처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리가켐바이오는 주력 ADC 플랫폼 ‘콘쥬올(ConjuAll)’의 우수성과 경쟁력을 소개하며 파트너사 소티오‧익수다‧고테라퓨틱스 등이 해당 플랫폼이 적용된 파이프라인과 임상 진입 계획을 발표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ADC의 새로운 표적 조합 검증: 종양 선택성 증가 및 비표적 독성 감소’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다. 두 가지 표적을 동시에 겨냥하는 이중항체 ADC를 통해 기존 단일항체 ADC 대비 향상된 선택성과 안전성을 강조한다. 회사는 현재 ABL206과 ABL209 등 이중항체 ADC 파이프라인의 미국 임상 1상 진입을 준비 중이다.

앱클릭은 항체의 특정 부위에 약물을 선택적으로 결합해 균일한 품질의 항체-약물 비율(DAR)을 구현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이번 발표를 통해 글로벌 협력 확대를 추진한다. 지놈앤컴퍼니는 신규타깃 ADC 후보물질 ‘GENA-120’의 비임상 데이터를 최초 공개한다. 자체 플랫폼 ‘GNOCLE™’을 통해 발굴한 신규 타깃 ‘GICP-120’을 표적으로 하는 ADC를 개발 중이다. 이번 발표를 통해 두경부암·자궁경부암·위암 등 고형암에서 효능을 소개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행사가 국내 기업들의 ADC 기술이 단순 연구 단계에서 실제 임상·상용화 단계로 도약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유럽종양학회(ESMO 2025)에서도 ADC 관련 세션 비중이 전체의 20%를 넘는 등 글로벌 항암 트렌드가 ‘ADC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그 흐름에 합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월드 ADC를 통해 K바이오의 기술력과 잠재력을 글로벌 무대에 알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네트워크 확장과 기술수출 기회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