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만 GPU로 여는 ‘AI 코리아’…'엔비디아-정부-대기업' 한 몸 된다 [경주 APEC]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개발자 회의 ‘GTC2025’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엔비디아가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SK그룹·현대자동차·네이버클라우드 등 주요 대기업과 손잡고 초대형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AI 팩토리와 주권형 인공지능 생태계를 동시에 조성하는 ‘AI 코리아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는 셈이다.

엔비디아는 30일 취재진을 대상으로한 온라인 미디어브리핑을 통해 한국 정부 및 기업들과 협력해 총 26만 개의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한 AI 팩토리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주권형 AI 개발을 위한 공공 인프라로 GPU 5만 개, 삼성·SK·현대차에 각각 5만 개, 네이버클라우드에는 6만 개를 배치할 계획이다. 이로써 한국 내 AI 연산 자원이 기존 6만5000개에서 30만 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국가 차원의 ‘AI 주권(소버린 AI)’ 기반 구축이다. 정부는 엔비디아와 함께 ‘주권형 AI 기반 모델(소버린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LG AI연구원·네이버클라우드·SK텔레콤·업스테이지 등이 참여해 엔비디아의 오픈모델 ‘네모(NEMO)’와 ‘네모트론(Nemotron)’을 활용한 한국형 대규모 언어모델(LLM) 개발을 진행 중이다.

산업계 협력도 병행된다. 현대차그룹은 정부와 공동으로 약 30억 달러를 투자해 AI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에 나서며, SK그룹은 반도체 연구·생산용 AI 팩토리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설계한다. 삼성전자는 디지털트윈과 로보틱스 분야에서 협업해 제조 효율과 생산성 향상을 추진한다.

레이먼드 테(Raymond Teh) 엔비디아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 부사장은 “한국은 AI 시대의 세계적 리더가 될 기반을 갖춘 나라”라며 “반도체·자동차·통신 등 첨단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 내 750개 스타트업이 참여 중인 ‘인셉션(Inception)’ 프로그램을 통해 인재 양성과 창업 지원을 강화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31일 APEC CEO 서밋 연설을 통해 한국 정부와 주요 그룹과의 협력 세부 내용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