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이재용·정의선 ‘삼성동 치맥 회동’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오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그래픽카드(GPU) 브랜드 ‘지포스(GeForce)’ 한국 출시 25주년 기념행사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참석을 마친 뒤, 오후 7시 30분께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을 찾을 예정이다. 이번 자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함께하는 비공식 회동으로, 황 CEO 측의 제안으로 추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황 CEO는 “한국 국민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두 기뻐할 만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개발자 행사(GTC)에서 예고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오후 3시 인천공항을 통해 델타항공편으로 입국했으며, 공식 방한은 2010년 ‘스타크래프트2’ 글로벌 출시 행사 이후 15년 만이다.
회동 장소가 ‘깐부치킨’으로 정해지자 업계 안팎에서는 황 CEO 특유의 소탈한 성향이 반영된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의 치맥 문화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는 그의 의사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출신 미국 이민자인 황 CEO는 과거 대만 방문 당시에도 야시장과 노포를 찾는 등 서민적인 일정을 즐긴 바 있다.
‘깐부’라는 단어는 어린 시절 새끼손가락을 걸어 한 편이 된 친구를 뜻하며, 2021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우린 깐부잖아”라는 대사로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인공지능(AI) 깐부’라는 중의적 의미까지 겹치며 이번 만남의 상징성은 더욱 커졌다.
해당 소식은 곧바로 인터넷을 점령했다. 온라인 실시간 트렌드에 깐부치킨이 상위에 랭크됐고 “오늘 저메추(저녁메뉴추천)는 엔비디아가 골라줬다”, “회장님은 아니지만, 회장님과 같은 저녁 치킨을 먹어야겠다”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2006년 창업한 깐부치킨은 현재 전국 3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대표 메뉴로는 ‘바삭한 식스팩(2만3000원)’, ‘빠삭커리네 순살치킨(2만3000원)’, ‘마늘간장순살치킨(2만3000원)’ 등이 있다.
한편, 이번 회동에서는 삼성전자의 HBM(고대역폭메모리) 협력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로봇 프로젝트 등 구체적 사업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용 HBM3E(5세대) 12단 제품 양산을 앞두고 있으며 HBM4 검증 단계에도 착수한 상태다. 현대차 역시 올해 초 엔비디아와 AI·로봇·자율주행 기술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