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재헌 신임 CEO는 법조인 출신으로 2020년 SK텔레콤 법무그룹장으로 합류한 이후 그룹의 핵심 의사결정 라인과 전략 부문을 두루 거치며 경영 전반을 경험한 인물이다. 2021년에는 SK스퀘어 설립 당시 창립 멤버로 참여해 투자지원센터장을 맡으며 전략·법무·재무 등 주요 부서를 총괄하며 분사 초기의 사업 구조를 다지는 역할을 했다.
2024년부터는 SK텔레콤 대외협력 사장으로서 ESG·CR·PR을 총괄하며 대내외 신뢰 회복과 지속가능 경영체계 구축을 이끌었고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거버넌스위원장으로서 그룹 전반의 책임경영과 내부 통제 강화에 핵심 역할을 했다. 정 CEO는 AI 신뢰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AI 거버넌스를 정착시키고 해킹 사태 이후 정보보호와 고객 신뢰 회복을 주도하며 AI 전환을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SKT가 정 CEO를 선임한 배경에는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기업 신뢰가 흔들린 시점에 원칙과 윤리를 기반으로 위기 상황을 안정적으로 수습하는 동시에 AI 대전환을 이끌 리더십이 필요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SKT는 “정 CEO가 AI 인프라 · 서비스 · 데이터 거버넌스의 연결을 통해 글로벌 AI 컴퍼니로 체계적 도약을 도모하는 데 있어서도 안정적 리더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기대했다.
새 리더십에 거는 기대만큼 정 CEO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올 초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고는 SK텔레콤의 브랜드 신뢰에 큰 타격을 입혔고 AI 전환에는 막대한 투자와 장기적 비전이 요구된다. 포화된 국내 통신 시장과 요금 규제, 경쟁 심화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AI에서 찾아야 하는 과제 또한 쉽지 않다.
이 같은 부담은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SK텔레콤은 유심 해킹 사태 여파로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9781억 원, 영업이익 484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2%, 영업이익은 무려 90.9% 급감했다. ‘고객 감사 패키지’ 시행 등 보상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해킹사태의 직접적 책임 경영 차원에서 CEO 교체가 이뤄진 만큼 정 CEO는 정보보호 시스템 강화와 고객이탈 최소화, 내부 통제 고도화 등 당면 과제에 집중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은 향후 5년간 총 7000억원을 투자해 제로 트러스트 기반 정보보호 체계를 구축하고 분산돼 있던 전사 AI 역량을 ‘AI CIC’로 재편해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꾀할 방침이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0일 열린 2025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 6개월간 SK텔레콤은 창사 이래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이번 위기를 정보보호 혁신의 전환점으로 삼겠다”며 “정보보호 투자, 차세대 기술 도입, 외부 검증 체계 강화 등을 중심으로 실행력을 높이고 통신 본업의 경쟁력과 고객 신뢰를 회복하며 AI 사업에서는 본격적인 성과 창출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