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관세협상의 극적 타결은 계산된 외교무대에서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최고 예우로 맞으며, 정치적 신뢰를 실질적 경제 합의로 연결시켰다. 양 정상의 결단으로 대미 투자 패키지와 관세 인하를 동시에 담은 ‘빅딜’이 현실화됐다.
29일 오후 경주 천년미소관에서 열린 제2차 한미 정상회담은 한·미 통상 관계의 분수령이 된 회담이었다.
2019년 이후 6년 만에 한국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두 차례 국빈 방문 기록을 세운 첫 미국 대통령으로,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전략적 경제동맹’으로 격상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최고 수준의 국빈 의전으로 맞았다. 김해국제공항에는 의장대가 도열했고, 대통령급 인사에게만 허용되는 21발의 예포가 울렸다.
군악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유세곡이었던 올드 팝 ‘YMCA’를 연주했고, 활주로에 내린 트럼프 대통령은 특유의 주먹 인사를 선보였다.
특별 연설을 위해 APEC CEO 서밋 행사장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을 마치자 마자 한미 정상회담장인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이 대통령은 천년미소관 앞에서 직접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하며 짧은 인사를 건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어깨를 두드리며 친근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 장면은 얼어붙었던 협상 분위기를 풀어내는 첫 신호탄이었다.
이 대통령의 맞춤외교는 계속됐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 최고훈장인 무궁화대훈장을 수여한 것이다. 무궁화대훈장은 대통령과 영부인, 우방국 정상에게만 수여되는 대한민국 최고 훈장으로, 미국 대통령이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깊은 우정을 보여주는 영예로운 일”이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신라 천마총 금관을 본뜬 도금 모형을 선물했다. “천년왕국 신라의 개방과 번영 정신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말에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특별하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 대통령의 이런 상징 외교가 ‘톱다운’ 합의의 밑거름이 됐다는 분석이다. 미국 측은 한국의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계획에 대한 신뢰를 재확인했고, 한국은 관세 인하 조치와 투자 이행 로드맵에 합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