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경쟁 속 협력 해법 탐색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대 부대행사인 최고경영자 서밋(CEO SUMMIT)이 이재명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영사로 순조롭게 첫발을 내디뎠다. 이번 서밋은 정치와 경제, 정부와 기업을 잇는 ‘글로벌 협력 외교’의 무대이자, 미·중 갈등과 공급망 재편 등 격변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새로운 경제 질서를 모색하는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29일 CEO 서밋 개회식이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렸다. CEO 서밋은 APEC 정상회의에 앞서 열리는 공식 부대행사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최대 연례 비즈니스 포럼이다. APEC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0%, 교역량의 50%를 각각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이다. 이번 행사에는 아태 지역 21개국 대표단과 글로벌 기업인 1700여 명이 모였다.
CEO 서밋 시작을 알린 것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다. 최 회장은 CEO 서밋 의장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전환기 위기를 넘어 미래를 위한 집단적 행동이 필요하다"면서 '함께 행동하는 APEC' 비전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기술, 인간, 경제, 환경이 조화를 이룰 때 우리는 미래 세대를 위한 공존의 토대를 만들 수 있다"며 "이제 어느 한 나라나 기업이 아닌 모든 APEC 회원국과 기업이 함께 행동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경주에서의 특별한 만남이 새로운 연결의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며 "이번 서밋이 아시아·태평양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큰 연대가 되길 기대한다"고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은 특별연설에 나서 다자주의적 협력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인공지능 이니셔티브를 제안할 것"이라며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의 비전이 APEC의 '뉴 노멀'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중의 전략적 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질서의 격변과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공급망 위기 등 경제적 불확실성에 맞설 협력의 정신을 강조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이날 글로벌 기업 7개사 대표들을 만나 외국인 투자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 방침을 재확인했고, 글로벌 기업들은 향후 5년간 총 90억 달러(한화 약 13조 원) 규모의 한국 내 투자 선물 보따리를 안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화를 통한 무역 협력과 공정한 교역 질서 복원을 강조하며, '협상으로 평화를 만드는 외교'를 강조했다. 그는 특별연설을 통해 "아시아 방문을 토대로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일본과도 무역 합의를 타결했다"면서 "한국과도 무역합의를 곧 타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역 합의들이 많이 타결됐고 이를 통해 안정적 파트너십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일 방문하는데 만나서 미·중 무역합의를 타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말로 타결하고 협상하는 게 전쟁보다 훨씬 좋다. 전쟁을 벌일 이유가 없다"고 언급하며, "시 주석과 무역합의를 희망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모두가 보고 있고 기대하고 있고, 이는 한국에도 세계 모든 국가에도 좋을 것"이라며 "무역적자, 불공정 장벽, 불공정 시장접근, 취약 공급망 모두를 종식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올해 APEC CEO 서밋은 창립 30주년을 맞아 '3B(Bridge, Business, Beyond)'를 주제로 31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이날 국내 기업인으로는 최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정의선 현대자동차·구광모 LG·신동빈 롯데·장인화 포스코홀딩스·정기선 HD현대·허태수 GS·정용진 신세계·박정원 두산 회장 등이 참석했다.
금융사에선 양종희 KB금융지주·진옥동 신한금융지주·함영주 하나금융지주·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이 행사장을 찾았다. 해외 기업인으로는 사이먼 칸 구글 아시아태평양 최고마케팅책임자(부사장),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 앤서니 쿡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사이먼 밀너 메타 공공정책부사장,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등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