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모멘텀 강화ㆍM7 동조화 흐름 기대감
달러 환산 전고점 눈앞…매수세 약화 우려

반도체 업종을 향한 투자자별 종목 베팅이 엇갈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 상승세를 견인하는 반도체 업종 역할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과열 부담을 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최근 한 달간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를 각각 5조527억 원, 9496억 원 순매수했다. 이수페타시스(996억 원), 한미반도체(661억 원), 대덕전자(363억 원) 등에도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3조4183억 원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SK하이닉스를 2조2346억 원어치 샀다. 파크시스템스(249억 원), 제주반도체(192억 원) 등도 장바구니에 담았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는 각각 5조9012억 원, 1조925억 원어치를 팔았다.
반도체 관련주에 자금 유입세가 이어지는 동시에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수요도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2.45%, 2.62% 하락했다. 주가 하락을 주도한 주체는 외국인이다. 이들은 삼성전자(-2592억 원)와 SK하이닉스(-1조2886억 원)를 일부 정리했다.
차익실현이 단기간에 그칠 수 있다는 기대감은 남아있다. 반도체 업종 실적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어서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17일 기준 올해 3분기 반도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2조29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3% 늘었다.
김준우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향후 반도체 실적 전망치가 상향됨에 따라 실적 피크아웃은 내년 3분기에 올 것으로 전망한다”며 “올해 3분기 이후 실적 모멘텀은 지난주 대비 4분기 +16.8%포인트(p), 내년 1분기 +22.4%p, 내년 2분기 24.7%p 등으로 상향됐다”고 설명했다.
미국발(發)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을 바탕으로 국내 반도체주가 미국 증시 매그니피센트7(M7)와 유사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AI 사이클 낙수효과가 국내 반도체 업종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AI 사이클 수혜를 일부 빅테크가 독점하던 국면을 지나 투자 사이클 확대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2000년대 초반 인터넷, 2010년대 스마트폰 보급률이 대중화 단계에서 진입하며 국내 반도체 업황이 호황을 보였던 것과 유사한 추세”라고 진단했다.
기관과 연기금 자금까지 유입되고 있다는 점에서 수급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기관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각각 1조444억 원, 8793억 원 순매수했다. 연기금은 삼성전자를 3099억 원어치 쇼핑했다.
다만 미국 달러화를 기준으로 한 코스피 지수가 2021년 달성한 전고점까지 미치지 못했다는 점은 외국인 매수세 조정 여지를 남기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달러 환산 코스피는 전고점까지 약 3.8%를 남겨둔 상태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반도체에 집중한 만큼 전고점 돌파 후 순매수 강도가 9~10월만큼 세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수익률 괴리가 계속 지속되기 어렵고 유동성이 늘고 있어 반도체 대형주에서 반도체 중소형주, IT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으로 옮겨가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