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형 펀드 약진…순자산 60.6조→106.9조 급증

국내 증시가 랠리를 이어가자 국내 주식형 펀드 성과가 미국 주식형 펀드를 앞지르고 있다.
2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4일 기준 설정액 10억 원 이상 국내 설정 1053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65.84%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204개 북미 주식형(33.09%) 펀드 상승률보다 1.99배가량 높다.
최근 1개월로 기간을 좁히면 성과 차이는 더 벌어진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9.97%, 북미 주식형 펀드는 3.25%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이 북미 주식형 펀드의 3배를 웃돈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성과가 두드러진 유형은 패시브형이다. 최근 한 달 기준 512개 인덱스 주식 펀드 수익률은 11.09%로 전체 국내 주식형 수익률을 상회했다. 반면 액티브(비교지수를 단순히 추종하지 않고 운용역이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전략)형의 수익률은 6.15%로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특히 국내 상장 390개 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가 올해 들어 60.14% 수익률을 올리며 성과를 견인하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ETF에 유입된 자금은 23조4001억 원에 육박한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순자산총액(AUM)도 급증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 AUM은 지난해 말 60조6012억 원에서 이달 24일 106조9034억 원으로 불었다. 이 기간 국내 주식형 ETF AUM은 42조3688억 원에서 78조9539억 원으로 늘었다.
아직 유동성은 북미 펀드에 더 몰리고 있지만, 격차는 좁혀지고 있다.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와 북미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각각 7조1058억 원, 8조2055억 원 늘었다. 최근 2년을 기준으로 북미 주식형과 국내 주식형에 들어온 자금은 각각 19조1425억 원, 11조2087억 원에 달한다.
이날 코스피 지수가 역사상 첫 ‘사천피(4000포인트)’ 시대에 진입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며 간접투자에도 온기가 퍼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날까지 코스피 지수는 68.49% 급등했다. 다우존스지수(11.36%), S&P500지수(15.73%), 나스닥종합지수(20.35%) 등을 추월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에서 한국 비중도 커지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MSCI 한국 지수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분기 8.9%에서 이달 17일 기준 12.0%로 상승했다.
한시화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이후 누적으로 보면 MSCI 한국 지수 ETF와 MSCI 신흥국 ETF를 통한 자금 유입은 각각 1조7000억 원, 1조2000억 원으로 한국 ETF를 통한 유입 규모가 더 컸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통한 한미 무역 협상 기대감이 증시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 실적은 3분기 호조세를 보이고 있으며 반도체 호황에 원화 약세 효과가 관세 악영향을 상쇄하고 있다”며 “한미가 어느 정도 무역 합의를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가격에 반영돼 상승 업종이 확장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 추가 상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1.6배로 과거 20년 평균 10배를 웃돌고 있지만, 2021년과 2023년에 대비했을 때 여전히 낮다”며 “단기 급등에도 밸류에이션 부담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