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태국과 캄보디아 간 국경 분쟁에 대한 합의를 공식화하는 서명식을 주재하며 자신의 외교적 성과를 과시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와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는 이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개최 장소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올해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가 주재한 가운데 휴전협정문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정말 흥미로운 일이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는 일을 우리가 해냈고,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을 대표해 저는 이 분쟁을 해결하고 이 지역의 자랑스럽고 독립적인 국가들이 번영하고 발전할 수 있는 미래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다.
이번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 수상을 위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재집권 이후 8개의 전쟁을 끝냈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노벨평화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공언해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7월 양국 간 5일간의 무력 충돌을 중재하기 위해 당시 두 나라 지도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만약 전투를 멈추지 않으면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중단될 것”이라 경고했고 휴전 합의가 이뤄졌다. 당시 양국간 교전으로 최소 48명이 사망하고 약 30만 명이 피난길에 올라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협정이 성사됨에 따라 미국이 캄보디아와의 주요 무역 거래와 태국과의 매우 중요한 핵심 광물 협정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번 협정을 쿠알라룸푸르 평화협정으로 명명했다. 협정에는 태국의 캄보디아 포로 18명 송환, 국경서 중화기 철수 등의 내용과 함께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각국에서 평화 유지를 위한 감시단을 파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훈 마네트 총리는 “캄보디아는 이 공동 선언을 완전히 그리고 성실하게 이행하고, 이 평화가 지속되도록 태국 및 모든 파트너들과 계속 긴밀히 협력할 것을 강력히 약속한다”고 발표했다.
아누틴 태국 총리는 마하 와찌랄롱꼰 태국 국왕의 어머니 시리낏 왕대비가 24일 서거하면서 참석이 불투명했으나 결국 서명식에 참석했다.
양국 간 외교적 긴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서로가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비난하고 있으며, 이번 서명식이 ‘공식 평화협정’인지 여부를 두고도 입장차가 존재한다. 태국은 이를 ‘국경 관련 선언’으로 규정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협정’이라고 불렀다.
캄보디아는 트럼프의 중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그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반면 미국의 조약 동맹국인 태국은 외부 개입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니틴 총리는 “평화가 완전히 자리 잡으려면 캄보디아가 군 철수, 지뢰 제거, 사이버 사기 단속, 태국 영토 침범 주민의 재정착 등 네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