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수출 22억1000만 달러로 28% 급증...전체 실적 밀어올려
-전문가들 '착시효과' 가능성 무게...9월 조업일수 증가·10월 대미 수출 24.7% 급감
-"관세 문제 해결 안 되면 수출·채산성 모두 악화할 수 있어"

미국발 관세 악재 속에서도 중소기업의 3분기 수출액이 역대 최대 기록을 썼다. 그러나 실적의 상당 부분이 K-뷰티 열풍과 조업일수 증가에 따른 일시적 반등으로 ‘착시 호황’ 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특히 10월 중반까지 수출이 사실상 주저앉은 점을 감안하면 4분기부터 미국발 관세 충격이 본격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중소벤처기업부가 27일 발표한 ‘중소기업 수출 동향’에 따르면 3분기 중소기업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1.6% 늘어난 305억 달러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1~9월 누계 수출액도 871억 달러로 5.8%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수출 중소기업 수는 8만9418개로 3% 늘었다. 상위 10대 수출국 중 9개국 수출이 증가했고 10대 수출 품목 중 9개 품목이 호조세를 보였다. 특히 화장품 수출이 22억1000만 달러로 28% 급증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지표가 중소기업 수출 전반의 지속 가능한 반등으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3분기 수출을 월별로 보면 7월(104억 달러)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3% 늘었고 9월(112억 달러)은 30% 급증했다. 상호관세가 본격 발효된 8월(89억 달러)에는 2.1% 꺾였다. 대미 수출만 놓고 보면 8월에만 11.3%(12억9000만 원)급감했다.

K-뷰티 수요와 9월 조업일수 증가, 추석 연휴 전 밀어내기가 겹치면서 일시적으로 수치가 부풀려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실제 10월 1~20일 대미 수출이 전년 대비 24.7% 급감, 일평균으로도 10.3% 줄었다. 9월은 사실상 '반짝 실적'에 가깝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3분기 대미 알루미늄 수출이 늘어난 것 역시 미국이 캐나다로부터 알루미늄 수입을 줄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같은 반사이익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엄부영 중소벤처기업연구원 글로벌센터장은 "9월에 튀어 오른 뒤 10월에 (수출액이) 주저 앉은 것을 감안하면 조업일수와 밀어내기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추문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8월 대미 수출액이 10% 넘게 줄었다는 게 핵심"이라며 "관세 영향이 없는 듯하지만, 사실상 착시효과"라고 지적했다.
중견기업계의 우려도 깊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의 ‘한미 상호관세 영향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32.9%가 ‘수출 경쟁력 하락’을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최근 미국 기업들이 688개 품목에 대한 2차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관세를 미국 정부가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계·철강, 주방용품, 식품 등 중소·중견기업 전반으로 관세 리스크가 확산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글로벌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앞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미·중·유럽(EU)간 신경전 등으로 중소·중견업계가 언제든 코너에 내몰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적지 않다. 추 본부장은 "앞으로 수출은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라며 "관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수출은 물론 채산성도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