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1명에게 ADHD 치료제 1만4736정…‘수상한 처방’[국감]

연도별 처방량 1위 환자들 5년 총합 19만 정…통상적 ADHD 치료 용량 크게 초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실)

향정신성 마약류 의약품을 환자 1명에게 연간 수천 건에서 1만 건 이상 처방한 의료기관들이 줄줄이 수사 의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의존성과 부작용이 큰 약물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우려가 크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백종헌 국민의힘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ADHD 치료제 ‘메틸페니데이트’를 환자 1명에게 연간 1만4736정 처방한 의료기관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과다처방 의료기관 중 43.8%가 수사 의뢰된 것으로 확인됐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식약처가 지정한 향정신성 마약류 의약품으로, 중추신경을 자극하는 각성제다. 5년 6개월간(2020~2025년 6월) 최다 처방 1위 환자들의 처방량을 합산하면 5만9523정에 달하고, 2020년부터 5년 6개월간 처방받은 총량은 약 20만 정에 이른다.

이는 통상적인 ADHD 치료 용량을 크게 초과하는 수치다. 식약처가 제시한 ‘의료용 마약류 ADHD 치료제 안전사용기준’에 따르면 메틸페니데이트의 1일 최대 투여량은 54~80mg이다. 제형과 연령에 따라 소아·청소 년은 54~60mg, 성인은 최대 80mg까지 허용된다.

2020년 최다 처방 환자의 처방량 1만4736정(1일 평균 40정)은 가장 낮은 용량인 5mg 제형으로 가정하더라도 1일 약 200mg에 달한다. 이는 식약처가 정한 성인 최대 안전용량(80mg)의 2.5배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더 높은 용량(10mg, 18mg 등) 제형으로 환산하면 안전기준 초과 폭은 더욱 커진다.

식약처는 이 같은 다량의 처방 환자들이 방문한 의료기관에 대해 마약류 오남용을 점검하고, 처방에 대한 의학적 타당성 검토를 거쳐 수사 의뢰하고 있다.

2020년부터 2025년 6월까지 연도별 처방 상위 30위 환자가 방문한 의료기관을 점검한 결과, 총 105건(중복 포함) 중 52건이 수사 의뢰됐다. 중복 의료기관을 제외하면 점검한 병원은 32개소이며, 이 중 14개소(43.8%)가 수사 의뢰 조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백 의원은 “연간 1만 정 이상 처방받는 사례가 발생하고, 연도별 처방량 1위 환자들의 5년 총합이 19만 정을 넘는다는 것은 통상적인 ADHD 치료 용량을 크게 초과하는 것”이며 “처방량 상위권 환자들이 방문한 의료기관을 점검한 결과 43% 이상 수사 의뢰될 정도로 마약류 의약품 관리에 심각한 구멍이 뚫려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백 의원은 “의료용 마약류 ADHD 치료제 안전 사용 기준이 있음에도 다량 처방이 반복되는 것은 관리 체계가 작동하지 않는다는 증거"라며 “다량 처방이 이루어지는 의료기관에 대한 전수 조사와 즉각적인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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