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어 韓 지방은행도 부실 '경고등'…불량 대출 2조 돌파

지방은행 NPL 1년 새 43%↑
경기 둔화·자영업 부실 겹친 탓
“은행 건전성 선제적 관리해야”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국내 지방은행의 부실 대출이 2조 원을 돌파했다. 앞서 미국에서도 중소형은행들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로 흔들리며 금융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일부 은행의 부실이 장기화하거나 금융권 전반에 전이되지 않도록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지방은행(부산·경남·iM·광주·전북·제주)의 고정이하여신(NPL) 규모는 2조532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3.7%나 증가했다.

은행은 자산건전성에 따라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여신을 분류해 관리한다. NPL은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 등으로 분류된 채권을 의미한다. 이를 총여신으로 나눈 NPL 비율은 은행의 재무 건전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부실 위험이 크다는 의미다.

연도별로 보면 지방은행의 NPL 규모는 △2022년 말 8240억 원 △2023년 말 1조814억 원 △2024년 말 1조4335억 원으로 매년 증가하면서 올해 2조 원(6월 기준)을 넘어섰다.

이에 NPL 비율도 △2022년 말 0.43% △2023년 말 0.53% △2024년 말 0.68% △0.95%로 대폭 상승했다.

지방은행의 건전성 악화는 지역 경기 부진과 자영업자(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 연체 증가의 영향을 직접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출 자산이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어 포트폴리오 분산이 어려운 점도 리스크 관리의 걸림돌이다.

일부 은행의 부실 확대가 단일 은행의 문제가 아닌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사한 자산 구조를 가진 은행들 사이에서 유동성 불안이 전염 효과를 일으키면 금융시스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전체 은행권의 NPL 비율은 2022년 말 0.40%에서 2025년 6월 0.59%로 꾸준히 상승했다.

앞서 미국에서도 유타주의 자이언스뱅코프, 애리조나의 웨스턴얼라이언스 등 중소형은행들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로 손실이 늘어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이에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대표는 부실대출을 바퀴벌레에 빗대 “바퀴벌레 한 마리를 봤다면 아마도 근처에 더 많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내도 금융당국의 선제적 리스크 점검과 지역 금융권의 자구노력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권 건전성이 점차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등 시장환경도 녹록지 않고 경제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등 거시경제 여건도 좋지 않다”며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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