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호텔ㆍ스타벅스 성공신화
실적 부진 늪 빠진 면세점 맡아
인천공항공사 임대료 인하 협상
외국인 관광객 확대 등 '중책'

유통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백전노장이자 ‘해결사’로 통하는 이석구 신세계디에프(면세점) 대표이사가 위기에 놓인 신세계면세점의 구원투수로 또 한번 나섰다. 최근 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신세계디에프 대표로 자리를 옮기게 된 이 대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업황이 악화하고 있는 국내 면세산업의 수익성 반등과 체질 개선이라는 난제를 풀어야 하는 고민을 안게 됐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949년생(76세)인 이 대표는 신세계그룹 내에서 조선호텔앤리조트(조선호텔), 스타벅스커피코리아(SCK컴퍼니), 신세계라이브쇼핑 등 주요 계열사 대표를 두루 거친 베테랑 경영인이다. 신세계그룹에서만 20여 년, 그동안 입증된 그의 경영능력은 여러 계열사를 거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입소문이 나 있다. 그는 과거 적자였던 조선호텔을 흑자로 전환시켰고 스타벅스에서는 △사이렌 오더 △드라이브스루 등 일반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IT 기반의 혁신 서비스를 도입한 인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그 능력을 기반으로 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회장의 신임을 한 몸에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23년 9월부터 최근까지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이사를 역임했다.홈쇼핑업계 역시 OTT의 등장과 TV채널의 영향력 감소 속 위기감에 몸부림치던 상황. 그간 오프라인 업체만 주로 이끌던 이 대표가 처음 온라인 커머스 대표를 맡아 이끌게 됐다. 이후 그가 대표로 재임하면서 신세계라이브쇼핑 매출은 3283억 원, 영업이익은 177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6%, 34.1% 증가했다.
면세점으로 자리를 옮긴 이 대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영업본부 산하에 있던 인천공항 면세점을 대표(본점) 직속으로 변경한 것이다. 업체 관계자는 “중요도가 큰 점포에 대해서는 본인이 직접 챙기겠다는 차원”이라며 “아직은 초기 단계인 만큼 향후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지휘봉을 잡은 신세계디에프는 현재 업황 부진에 따른 구조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사는 2023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 운영 계약을 체결해 DF2(향수·화장품·주류·담배)와 DF4(패션·액세서리·부띠끄) 구역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면세점 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국인 관광객 감소와 소비패턴 변화가 겹치며 매출 급감과 누적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갈등을 빚고 있는 임대료 이슈는 아직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이 대표가 매듭을 지어야 한다. 운영할수록 적자가 커지는 구조에 신세계디에프는 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경쟁사 신라면세점은 지난달 인천공항 면세점 DF1권역 사업권을 반납, 철수를 결정했다.이 대표 역시 적자 해소를 위해 철수 결정을 하거나 임대료 인하 소송, 철수 후 재입찰 등 여러 카드를 두고 있는 상태에서 이 대표의 협상력과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관심과 발길을 어떻게 면세점으로 끌어들일지도 고민해야 한다.최근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이슈로 국내 면세점들도 일부 수혜를 보고는 있으나 쇼핑 트렌드의 변화로 편의점과 H&B 등 가성비 매장에 밀리고 있어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