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화' 프리미엄 PB부터 의류 등 생활용품 PB도 선봬

국내 주요 편의점들의 자체브랜드(PB) 제품 개발 경쟁이 여느 때보다 치열하다. 고물가에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PB 제품을 찾는 수요가 급증하자 편의점업계가 먹거리부터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적극 대응하고 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가 6월 첫 선을 보인 마스터 PB '피빅(PBICK)'의 누적 판매량이 3000만개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CU는 올들어 10년 만에 마스터 PB를 헤이루(HEYROO)에서 피빅으로 교체한 데 이어 피빅 제품을 120여 종 선보였다.
이처럼 라인업 강화에 힘을 쏟은 결과 CU의 PB 제품 매출은 올해 9월까지 19.1%(전년 동기 대비) 늘었다. 전체 편의점 매출 중 PB 비중도 30%에 육박했고 매출 규모도 650억 원을 돌파했다. CU 관계자는 "현재 스낵류를 시작으로 HMR(간편가정식), 육가공류, 음료, 화장지 등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의 GS25 편의점도 작년 1월부터 가격 경쟁력을 강조한 '리얼프라이스' PB를 운영 중이다. GS25의 PB 상품 비중 역시 2022년 27.3%에서 2024년 29.1%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에는 초저가 라인업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210g 용량의 즉석백미밥을 1000원 가격에 책정해 PB 제품으로 판매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업계 최저가로, 브랜드 즉석밥과 비교 시 절반 이상 저렴하다. GS25 측은 "상품 개발 당시부터 판매가격을 1000원으로 정하고 제품을 개발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힘을 실었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도 자사만의 PB 제품 차별화를 통해 충성고객 확보에 골몰하고 있다. 뷰티와 패션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는 세븐일레븐은 업계 최초로 캐시미어가 함유된 '캐시미어 라운드 니트' 6종을 자사 PB 세븐셀렉트를 통해 판매한다. 니트웨어를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캐시미어 니트 가격은 3만2000원대에 책정됐다.
그동안 이마트 PB제품인 노브랜드 제품 유통을 통해 경쟁사들과 차별화를 꾀해 왔던 이마트24도 별도의 PB 브랜드 개발을 진행 중으로, 내달부터 신규 PB 브랜드인 '옐로우(ye!low)'를 론칭할 예정이다. 이마트24 측은 "옐로우는 이마트24의 시그니처 색상인 노란색과 낮은 가격(low)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며 "가성비와 새로움, 건강 등 3가지 콘셉트에 따라 각각의 라인업을 확대해 나가려 한다"고 강조했다.
편의점업계가 이처럼 PB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PB 제품이 편의점 브랜드를 선택하는 고객들의 주요 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물가 장기화 속 PB 제품에 대한 소비자 관심과 입소문 여부에 따라 편의점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의 발길도 급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성고객 확보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때문에 소비자 수요가 많은 품목을 중심으로 마진율을 조정해서라도 최저가 수준으로 가격을 낮춰 고객 이탈을 막고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것이 편의점들에게는 중요하게 꼽힌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최근에는 국내 주요 편의점들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하면서 일부 PB제품은 해외 수출도 본격화하고 있는 추세"라며 "물가 상승 추세 속 PB 제품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는 가운데 상품 개발 역량을 총동원해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해 가맹점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