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깜짝실적'… 이재용 회장 '임직원·주주 동행' 통큰 결단

삼성전자가 3분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3년 만에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동시에 전 임직원 대상 주가연동 보상제도를 전격 도입하며 임직원과 주주가 함께 성장하는 '뉴삼성' 경영의 본격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14일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86조 원, 영업이익 12조1000억 원의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72%, 전 분기보다 15.3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1.81%, 전 분기 대비 158.55% 급증했다.

이는 2022년 2분기(14조1000억원) 이후 3년 만의 최고 영업이익이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매출이다. 증권사 평균 전망치(매출 84조1312억원, 영업이익 10조1419억원)를 17%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실적 개선 주역은 반도체 사업을 책임지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다. 업계에서는 DS 부문이 6조~7조 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한다.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출하 확대가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서버 중심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으로 HBM 출하량이 전 분기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파운드리 부문도 가동률 상승과 수율 개선으로 적자 규모를 1조원 이하로 대폭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폴더블 신제품 흥행에 힘입어 3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7월 출시한 갤럭시Z 폴드7·플립7은 역대급 사전판매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호조를 보였다. 디스플레이 사업부는 주요 고객사 신제품 효과로 1조1000억~1조2000억 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증권가는 이번 3분기를 기점으로 삼성전자의 실적 회복세가 본격화했다고 진단한다. AI 인프라 확산으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지속되고, HBM 시장 진입도 본격화하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HBM 고객 다변화와 범용 메모리 가격 강세로 내년 삼성전자가 메모리 3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9년 8월 20일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 광주 캠퍼스를 방문해 교육생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같은 날 삼성전자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성과연동 주식보상(PSU) 제도도 새로 도입했다. 향후 3년간 주가 상승률에 따라 임직원에게 자사주를 지급하는 제도다.

이번 제도는 2028년까지의 주가 성과를 기준으로 실제 지급 규모가 결정된다. 기준주가 대비 상승률이 100%를 넘으면 약정 주식의 2배가 지급된다. 삼성전자는 이달 중 CL14 등급 직원에게 300주의 자사주를 약정하고, 3년 뒤부터 3년간 균등 분할 지급할 계획이다.

또한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도 개선해 2026년부터 직원이 OPI의 최대 50%를 자사주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1년간 의무보유 시 보상금의 15%를 추가로 주식으로 받는 혜택도 신설됐다.

회사 관계자는 “임직원 보상을 주가와 직접 연동해 회사의 지속 성장과 주가 상승이 곧 개인의 성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었다”며 “임직원과 주주 모두가 ‘이익공동체’로 묶이는 새로운 보상 패러다임”이라고 설명했다.

재계는 이번 결정을 이재용 회장이 ‘미래 동행’을 현실화한 통큰 결단이라고 평가한다. 성과를 ‘주가 가치’로 환산해 보상하는 글로벌 수준의 파격 결정으로, ‘뉴삼성’이 지향하는 책임경영·성과공유의 철학이 인사제도에 본격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AI 슈퍼사이클을 주도하는 반도체 회복세 속에 이 회장이 조직 전체를 ‘미래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라는 하나의 축으로 묶은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글로벌 IT기업 수준의 선진 보상체계를 구축하면서 성장 선순환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