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뉴욕증시, ‘미·중 무역전쟁 2라운드’ 공포에 급락…나스닥 3.56%↓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2일(현지시간) 트레이더가 얼굴을 감싸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뉴욕증시가 10일(현지시간) 미·중 무역 전쟁 위험 재점화에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878.82포인트(1.90%) 내린 4만5479.60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182.60포인트(2.71%) 밀린 6552.51, 나스닥지수는 820.20포인트(3.56%) 하락한 2만2204.43에 거래를 끝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위협이 미국 금융 시장을 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희토류 수출 규제를 단행하자 반발하며 “대폭적인 관세 인상을 검토하겠다”고 맞받아쳤다. 나스닥지수는 4월 이후 약 반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시장 하락을 주도한 것은 기술주 등 경기민감주였다. 업종별로는 IT 하락률이 4.0%로 전체 11개 업종 중 최악을 기록했다. 일반소비재는 3.3% 밀리면서 뒤를 이었다.

이들 두 업종은 최근 시장 상승을 견인해오던 분야다. 5월 미국과 중국이 상호 부과하던 고율 관세를 인하하고 휴전에 나서면서 시장이 리스크 온(risk-on) 기조로 돌아서면서 자금이 유입되고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중 정상회담 중단 가능성도 시사했다. 양국 간 대화가 단절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SNS를 무대로 한 관세 위협이 무역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장 심리가 낙관에서 불안으로 기울어지면서 경기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방어형 종목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움직임도 관찰됐다. 업종별 지수에서는 생활필수품이 0.3% 상승하면서 유일하게 플러스를 유지했다.

스콧 크로너트 씨티그룹 전략가는 “급격하고 부정적인 시장 반응은 주식시장이 얼마나 많은 호재를 반영하고 있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향후 급격한 가격 변동을 예상했다.

월가의 긴장감을 반영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장중 한때 22대를 기록하며 약 3개월 반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이후 전장보다 5.23포인트(31.83%) 급등한 21.66에 거래됐다.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중동 정세의 긴장 완화와 미·중 대립에 대한 경계감 속에서 원유 선물에 매도세가 나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2.61달러(4.24%) 폭락한 배럴당 58.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브렌트유 원무 선물은 전장보다 2.49달러(3.82%) 내린 배럴당 62.73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팔레스타인 자치구 가자에서의 휴전이 발효됐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 일부에서 철수하고 이슬람 조직 하마스는 인질 석방을 진행한다.

로버트 요거 미즈호증권 애널리스트는 “휴전이 계속될지 불투명한 부분은 남아 있지만 지정학적 위험 감소를 의식한 매도세가 나오기 쉬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서 미·중 정상회담 중단과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이날 미국 주식시장에서 3대 지수가 큰 폭 하락했다. 위험 자산인 원유 선물에도 매도세가 확산하면서 하락 폭을 키웠다.

반면 국제 금값은 반등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의 중심인 12월물 금은 전장보다 27.8달러(0.7%) 오른 온스당 4000.4달러에 거래됐다.

채권 시장에서 미국 국채 수익률은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 위협에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9bp(1bp=0.01%포인트) 이상 하락한 4.057%를 기록했다. 2년물 국채 금리는 7bp 이상 떨어진 3.526%를 나타냈다.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99.33을 기록해 2개월 만에 최고치에 근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