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전산실 화재의 원인이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로 확인되면서 이차전지 업종 전반이 투자자들의 강한 매도 압력을 받고 있다. 이번 화재로 주요 행정 전상망이 마비되면서 국민 생활과 직결된 서비스가 중단된 데 이어, 원인 유발 기업에 대한 신뢰성 논란이 부각되자 배터리주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LG에너지솔루션은 39만9000원으로 마감해 연초 대비 15.3%, 6개월 전 대비 21.3% 상승한 상태다. 화재 직후 단기 급락이 있었지만 중장기 상승세는 유지됐다. 지난달 화재 이후 첫 거래일인 9월 29일, LG에너지솔루션은 장중 내내 매도세가 이어지며 종가 35만1500원에 마감했다.
삼성SDI는 20만6500원으로 연초 대비 마이너스(–) 11.9%, SK이노베이션은 10만4900원으로 –5.5%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지난달 29일 삼성SDI는 20만6000원으로 연초 대비 12.1% 하락, SK이노베이션도 10만1600원으로 연초 대비 8.5% 밀리며 낙폭을 키웠다.
다만 업종 내에서는 뚜렷한 차별화도 나타났다. 포스코퓨처엠은 14만6500원으로 연초 대비 9.6%, 6개월 전 대비 32% 오르며 차별화된 흐름을 보였다. 지난달 29일에도 연초 대비 8.6% 상승, 6개월 전과 비교하면 24.4%나 뛰었다. 소재·양극재 중심의 성장 기대가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단기 악재를 흡수한 모습이다. 업종 전반을 대표하는 KRX 이차전지 TOP10 지수는 2853.62포인트로 연초 대비 –1.1%, 6개월 전 대비 9.1% 상승했다.
반면 데이타솔루션, 한국정보통신, 모아데이타, 소프트캠프 등 데이터센터 안전 인프라 관련 종목은 반사이익 기대 속 강세를 보였다. 화재가 촉발한 국가 전산망 마비가 '디지털 블랙아웃'을 연상케 하면서, 냉각·소화 설비, 전력 백업 장치, 클라우드 보안 솔루션 등 안전 인프라를 공급하는 기업 주가가 화재 이후 새로운 투자 테마를 형성했다.
증권가에서는 배터리주는 당분간 신뢰성 우려와 단기 조정 압력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한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관세 협상 타결 등 중장기 성장 모멘텀에도 불구하고,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당분간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정부 역시 전력저장장치(ESS) 안전 기준 강화, 데이터센터 관리 규제 보완 등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배터리주의 부진은 실적 전망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주당순이익(EPS) 추정치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하위권으로 내려앉은 반면, 모회사 LG화학은 영업이익 전망치가 오히려 상향 조정됐다.
안현국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화재 이슈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도 "LG화학은 소재·화학 부문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고, 전기차 배터리 수요 확대라는 구조적 성장 동력은 유효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LG엔솔 역시 전기차 전환 흐름 속 펀더멘털 회복 여지는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