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햇빛에 하얀 반점? ‘백반증’ 주의 [e건강~쏙]

면역체계 이상 멜라닌세포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

자외선에 노출될수록 악화…조기 진단·예방 중요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유화정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가족력이 있거나 장시간 야외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주의가 필요하고, 피부에 관심을 가지고 조기에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사진제공=고려대 안산병원)

백반증은 피부에 멜라닌세포가 사라지면서 하얀 반점이 생기는 질환이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지만 외관상 문제로 인해 심리적·사회적 고통을 유발할 수 있다. 야외 활동이 늘어나고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초가을에는 강한 자외선에 피부가 노출되면서 피부 질환도 증가한다. 대표적인 피부 질환이 ‘백반증’이다.

실제로 최근 3년(2022년~2024년)간 국내 백반증 진료인원(입원·외래)이 증가하는 가운데, 8월에서 10월까지 기간의 환자 수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백반증 진료인원(입원·외래) 6만9777명으로, 2022년 6만1781명, 2023년 6만7212명보다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기준 백반증 진료인원 중 가장 많은 달은 8월 2만8829명이었고, 9월이 2만8090명, 10월에 2만7695명 순으로 나타났다.

백반증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면역체계의 이상으로 멜라닌세포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 질환, 원형탈모 등 다른 자가면역질환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15~20% 정도다.

과도한 자외선 노출이나 피부 외상(상처)이 주요 요인으로 거론되며, 항산화 효소의 불균형과 칼슘 섭취 이상 등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유화정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백반증은 통증이 없고 증상 초기에는 반점이 작아 알아차리기 어려워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반점이 넓어지고, 전신으로 퍼질 수 있어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면 주변 피부가 햇볕에 그을리며 백반 부위가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백반증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피부질환으로는 피부경화증, 백색잔비늘증, 탈색증 등이 있으며 일반인이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이들 질환은 겉보기에는 모두 피부가 하얗게 변하는 공통점이 있지만, 원인과 치료 방법은 각각 다르다. 유 교수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증상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백반증의 완벽한 치료 방법은 없지만 여러 치료법으로 증상을 완화하거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대표적인 치료로는 약물치료가 있고, 이는 피부 염증을 억제해 색소 회복을 돕고 주로 국소 부위에 사용된다. 또 멜라닌 세포의 활성을 촉진하기 위해 국소 자외선B(UVB) 치료 등 광선치료가 시행되기도 한다. 일부 환자에서는 정상 피부에서 멜라닌 세포를 채취해 옮겨 심는 자가 피부 이식과 같은 외과적 치료가 활용되기도 한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백반증은 무엇보다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 햇볕에 민감한 백반 부위는 일광화상이나 피부암 발생 위험이 높아 자외선 차단제를 3~4시간 간격으로 반복해 바르고, 긴소매 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유화정 교수는 “백반증은 100명 중 1~2명꼴로 발생하는 흔한 질환”이라며 “가족력이 있거나 장시간 야외 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주의가 필요하고, 피부에 관심을 가지고 조기에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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