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건은 비가격 지표…기업별 대비 만반

국내 배터리업계가 1조 원 규모의 제2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을 앞두고 총력전에 나선다. 업계의 최대 관심사는 ‘세부 점수표’다. 어떤 지표가 얼마나 반영되느냐에 따라 수주 성패가 갈릴 수 있어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19일에 전력거래소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한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사업자 간담회에서는 기업들이 주목하던 세부 점수 배정표가 공개되지 않았다. 대신 비가격 지표 비중을 늘리겠다는 방향성만 제시됐다. 1차 사업 평가에서 40%였던 비가격 지표 비중이 최대 50%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비가격 지표에는 국내 산업·경제 기여도와 화재 및 설비 안전성, 주민 수용성, 세금 등 다양한 항목이 포함된다. 1차 입찰 때 가격뿐 아니라 비가격 지표 내 국내 산업 기여도 항목이 결과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면서, 전력거래소가 평가 기준 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추석 연휴 이후 전력거래소에서 추가 사업자 간담회를 진행하거나 세부 점수표가 담긴 별도의 자료 공지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아직 세부 점수표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10월 말~11월 초에 입찰 공고가 뜨면 기업들의 준비 시간이 촉박해지기 때문이다. 이에 배터리 3사는 배점이 높을 항목을 예상하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히 나서는 분위기다.
먼저 1차 입찰에서 24%를 입찰한 LG에너지솔루션과 한 건도 낙찰받지 못한 SK온은 2차 입찰에서 국내 생산 전환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오창 공장의 ESS 삼원계 배터리 라인을 LFP 생산라인으로 바꿀 가능성이 거론된다. SK온은 충남 서산 전기차 전용 라인을 ESS 전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면 1차에서 낮은 단가와 울산 공장 생산을 내세워 대량 수주에 성공한 삼성SDI는 삼원계(NCA) 배터리를 앞세운 기존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2차 경쟁은 1차보다 한층 치열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가 ‘맞춤형 전략’으로 만반의 대비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험에서 틀린 부분을 복기하며 다음 시험을 위해 더 전략적으로 공부하는 과정 정도로 보면 된다”며 “1차 입찰 때와 달리 모든 기업이 전력거래소 수요에 맞춰 맞춤형으로 나올 거라 어느 한 기업이 대량 수주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수주 결과는 10월 말 ~11월 초 입찰 공고 이후 약 7~8주가 지나야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이르면 올해 연말, 늦으면 내년 초에는 제2차 ESS 중앙계약시장 수주 결과가 확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