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방서 당국의 소통 창구 기대감도

여당이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예고한 가운데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해외 출장에 나선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위원장과 이 원장은 오는 24일 미국 뉴욕으로 출국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3박 5일 일정을 시작했고, 두 금융당국 수장과 ‘K-증시 세일즈’에 나설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25일 미 경제·금융계 인사들이 참석하는 ‘한국경제설명회(IR) 투자 서밋’ 행사에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글로벌 투자자에게 투자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취임한 지 일주일 만에, 이 원장은 취임 한 달여 만에 해외 공식 일정에 나서게 됐다. 금융당국 수장들이 동시에 대통령 순방에 동행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두 수장이 모두 해외에 있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강행할 방침이다. 개정안에는 금융위원회를 폐지하고 금융감독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금융위원회의 일부 기능은 재정경제부로 이관되고 나머지는 금융감독위원회로 흡수된다. 금감위 내 감독·검사 기능과 소비자보호 기능이 분리돼 금감원과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나뉘게 된다.
두 수장 모두 정부 방침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잇달아 내놨다. 이 위원장은 지난 15일 정부 조직개편과 관련해 “국가의 결정이 내려지면 따라야 하는 게 공직자 책무”라며 사실상 금융위 해체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원장도 16일 조직개편과 관련해 “금감원은 공적 기관으로서 정부 결정을 충실히 집행할 책무가 있다”고 했다.
여당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처리한 뒤 내년 1월 2일부터 새 금융감독 조직을 출범시킨다는 방침이다. 다만, 금감원 노조의 반발과 국민의힘의 제동으로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장인 윤한홍 의원은 “정부 조직 개편이 전 국민에게 영향을 미치고 특히 금융 부분은 대한민국 경제를 받치는 뿌리"라며 "이런 부분을 (정부·여당이) 일방적으로 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고, 정말 무소불위가 따로 없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국회 본회의 표결을 하루 앞둔 24일 오후 6시 30분부터 8시까지 금감원 직원들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조직개편 반대 집회를 연다. 이 원장이 대통령 순방길에서 직접 소통 창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 원장이 금융소비자 보호의 연속성과 유기성을 강조해온 만큼, 조직개편과 관련해 직원들의 의견을 대통령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장이 이번 출장을 기회로 목소리를 내주길 바란다”며 “금융당국의 조직개편이 금융소비자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신중히 논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