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구축·R&D에도 적극적
향후 3년간 3배 많은 534억 달러 투자 계획
전문가 “시총 5년 안에 1조 달러 갈 수도”

한때 마윈 창업자와 중국 정부의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알리바바그룹이 이제는 ‘인공지능(AI) 굴기’를 이끌고 있다. 3년간 173억 달러(약 24조 원) 넘는 돈을 AI에 투자한 알리바바는 앞으로 몇 년간 더 공격적으로 지금의 추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20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이달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X스퀘어로봇에 약 1억 달러 규모의 투자라운드를 주도했다. 또 AI 동영상 생성 앱인 픽스버스를 개발한 스타트업에 6000만 달러를 투자했고 스마트폰 제조사 아너와 전략적 AI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오픈AI가 챗GPT 3.5를 출시한 2022년 11월 이후 지금까지 알리바바가 대외적으로 AI에 자금을 투입한 것만 33억 달러가 넘었다. 투자 대상은 쇼핑 카트부터 슈퍼 칩까지 다양했다.
자체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알리바바는 자체 AI 인프라 구축과 연구·개발(R&D)에만 1000억 위안(약 140억 달러) 넘게 투자했다. 회사 안팎에서 AI 영역에 173억 달러 넘게 투자한 것이다. 쑨웨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알리바바는 중국에서 가장 공격적인 AI 투자자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라며 “이 정도 투자는 중국 민간 기업 중엔 전례 없는 수준이고 미국 빅테크들의 자본지출 궤적과 맞먹는다”고 평했다.
게다가 2월 알리바바는 향후 3년간 AI와 클라우드 인프라에 3800억 위안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예고한 투자액은 최근 3년간 투자한 것의 세 배 이상 규모다.

알리바바 초기 고문이자 현재 투자자문 회사 BDA 회장인 덩컨 클라크는 “엄청난 변화”라며 “알리바바의 핵심 경쟁력은 많은 양의 데이터와 클라우드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인데, 이를 AI에 활용해 사업을 혁신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CNBC 역시 “알리바바에 있어 전자상거래는 그저 장식일 뿐”이라며 “이제 알리바바는 AI와 데이터, 핀테크, 클라우드에 훨씬 집중하고 있다”고 짚었다.
알리바바의 결정에는 정치적 요소가 담겼다는 분석도 있다. 알리바바는 2021년 반독점법 위반 행위로 규제 당국으로부터 28억 달러라는 벌금 철퇴를 맞았다. 28억 달러는 중국 정부가 기업에 부과한 역대 최고액으로 기록됐다. 마윈 창업자가 공식 석상에서 당국의 지나친 규제를 비판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이후 마윈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알리바바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들어가야 했다. 이런 기억이 남아있는 경영진으로서는 유통 업계에서 과도하게 경쟁하는 것보다 당국이 중요하게 여기는 AI 영역에 뛰어드는 게 더 나은 방향일 수 있다.
클라크 회장은 “과거 소매기업이었던 것과는 달리 알리바바는 이제 핵심적인 기술기업으로 훨씬 더 성장했다”며 “현재 미국과의 관계에서 중국 당국이 취하는 스탠스와 맞추려면 바로 그 지점에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