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알리’ 한·중 유통공룡 탄생⋯“이커머스 춘추전국시대 개막”

G마켓, 알리바바 전 세계 유통망 활용해 글로벌 진출
알리바바 "한국 셀러 글로벌 진출 적극 지원할 것"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그룹이 공정당국 심사를 넘어 합작회사(JV) 설립에 성공했다. 이에따라 G마켓은 전세계에 구축된 알리바바 유통망을 활용해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됐고 알리바바는 한국시장 진출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한국과 중국 유통 대기업이 뭉쳐 대형 합작기업으로 재탄생함에 따라 '쿠팡'을 중심으로 1강 체제가 공고하던 K이커머스 시장에 지각변동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18일 공정위는 신세계와 알리바바가 합작회사 '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설립하는 기업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공정위 발표 직후 신세계와 알리바바는 공동 입장문을 통해 "한국 셀러들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해 우수한 ‘한국 상품’의 해외 판매를 늘리겠다"면서 "양사 협업을 통해 고객에게는 상품 선택의 폭을 크게 늘려주고 첨단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사는 JV 조직 구성과 이사회 개최, 사업 계획 수립 등을 위한 실무 작업에 즉각 돌입했다. 합작법인은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이하 알리익스프레스)를 자회사로 두는 형태로 각각 독립적인 운영 체계를 유지하면서 유기적으로 협업하게 된다.

이번 합작법인 출범은 두 기업의 생존을 위해 '윈-윈'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높다. 신세계가 2021년 인수한 G마켓은 수익성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등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G마켓은 쿠팡(20~25%), 네이버(약 17%)에 이은 3위로, 점유율은 10% 수준이다. 그러나 합작법인 출범으로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알리)의 합산 점유율은 41%로 국내 시장 1위를 단번에 확보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단순 점유율 뿐 아니라 글로벌 최대 규모인 알리바바 네트워크와 막대한 자본력, 고도화된 정보기술(IT) 역량을 사업 전반에 접목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도 호재다. G마켓은 알리바바의 해외 유통망을 활용해 연내 60만 셀러의 해외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때문에 이번 결합은 G마켓의 본원적 경쟁력과 기업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 G마켓 셀러들이 해외에 판매할 상품은 약 2000만 개다. 우선 진출 지역은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5개국이다.

알리바바 역시 전통 유통기업인 신세계와 손을 잡음으로써 한국 사업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 C커머스에 입혀진 부정적 이미지를 대신 신세계가 축적하고 있는 이미지를 기반으로 신뢰도를 제고할 수 있다. 또 유통 노하우와 물류 인프라 개선도 가능하다. 이때문에 유통가 안팎에서는 합작법인 설립을 기점으로 알리익스프레스의 국내 사업 확장에 가속도가 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단서 조항이 붙긴 했으나 규제당국 심사도 무난하게 넘어갔다는 평가가 높다. 공정위는 양 사 결합에 대한 관련 시장 중에서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평가했다. 국내 온라인 해외직구 시장에서 알리익스프레스는 시장점유율 37.1%로 1위, G마켓은 3.9%로 4위다. 이병건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국내 판매자들이 글로벌 쇼핑 플랫폼을 이용해 보다 손쉽게 해외 판로를 개척하게 되면 해외 직접판매 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판도도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이 1강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던 상황에서 네이버가 자체 플랫폼 '네이버플러스스토어'를 출범한데 이어 컬리 등과 연합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또다른 유통 대기업인 롯데그룹과도 협업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이번 초대형 JV의 탄생은 쿠팡-네이버 양강 체제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경쟁력 있는 이커머스 기업의 등장은 일선 소비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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