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1만 가구…두산건설, 입지 넓혔지만 '두산위브'에 줄 서는 사람은 줄었다 [숫자로 보는 건설사 ⑤-2]

▲두산위브 더센트럴 도화 공사현장. (전보규 기자 jbk@)

두산건설이 올해 주택시장에서 최근 10년 내 최고 수준의 공급 실적을 낼 전망이다. 큰 변수가 없다면 1만 가구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데 앞선 2년간 3000가구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만하다. 다만 공급물량 확대와 달리 '두산위브' 브랜드가 적용된 아파트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거의 사라진 모습이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두산건설이 시공에 참여해 주택시장에 공급될 단지의 총가구 수는 약 1만1000가구다. 2019년 이후 최대치로 1만 가구 이상을 기록하게 되는 것도 이때 이후 6년 만이다.

부동산R114의 집계를 보면 두산건설은 2019년 총 1만2218가구 공급에 참여했다. 두산건설이 단독 시공한 단지와 컨소시엄을 통해 분양한 단지의 총가구 수를 합친 수치다.

연간 1만 가구는 공급 측면에서 두산건설의 존재감이 상당히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두산건설이 공급에 나선 아파트는 연평균 6500여 가구다. 2023년과 2024년은 각각 3472가구, 3680가구에 불과했다. 2020년(4854가구)을 제외하면 매년 6000~8000가구다. 2010년대 초 '일산 두산위브 더제니스' 미분양 사태에도 어느 정도 지위를 유지했으나 최근 급격히 위축됐던 것이다.

두산건설은 올해 총 2638가구 규모의 '창원메가시티자이&위브'를 시작으로 '두산위브더제니스 평내호평역 N49'(548가구), '두산위브 트레지움 월산'(320가구),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659가구), '두산위브 센트럴파크 강화'(1325가구), '두산위브 더센트럴 도화'(660가구)를 공급했다. 연내에 '두산위브더제니스 구미'(1372가구)와 '두산위브&수자인 부평 더퍼스트'(1299가구), '두산위브더제니스 청주 센트럴파크'(1618가구), '두산위브 더센트럴 수원'(556가구)도 선보인다.

▲올해 두산건설 분양 단지 청약 경쟁률. (자료=청약홈)

두산건설이 시공에 참여한 아파트가 크게 늘면서 입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청약 성적은 상황이 다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두산건설의 일반청약 평균 경쟁률은 2021년 12.9대 1에서 2022년과 2023년 4~5대 1 수준으로 내려왔고 지난해는 1.06대 1까지 떨어졌다.

올해는 7.7대 1을 기록하고 있다. 경쟁률이 다시 높아진 것은 '리버센트 푸르지오 위브'가 흥행한 영향이 크다. 대우건설과 함께 시공한 리버센트 푸르지오는 83가구 모집에 1만5882명이 접수해 19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했다. GS건설, 금호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창원 메가시티 자이앤위브'도 1539가구에 4011명을 끌어모으며 올해 경쟁률을 올리는 데 이바지했다. 이들 두 곳의 청약자가 올해 두산건설이 시공사로 들어간 아파트에 청약한 사람의 94%에 해당한다.

두산건설이 단독 시공한 단지만 보면 올해 청약경쟁률은 1.13대 1로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 '위브'만 적용된 단지에는 많은 사람이 몰렸지만 '두산위브'가 적용된 아파트는 큰 인기를 누리지 못한 셈이다.

두산건설이 혼자 맡은 단지 중 두산위브더제니스 평내호평역 N49는 평균 3.43대 1의 경쟁률로 양호했으나 두산위브 더센트럴 도화, 두산위브 센트럴파크 강화, 두산위브 트레지움 월산은 모두 소수점 경쟁률을 나타냈다. 특히 두산위브 센트럴파크 강화 특별공급에는 아무도 청약하지 않았다.

청약경쟁률 하향세는 두산건설의 브랜드 강화 기조에도 역행하는 흐름이다. 두산건설은 2021년 대주주가 바뀐 뒤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위브 브랜드의 콘셉트를 재정립했으며 차별화된 기술을 소비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아이콘도 만들었다. 2023년 창단한 두산건설 We've 골프단'을 통한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한 부동산시장 전문가는 "청약 성적은 입지와 상품성은 물론이고 부동산 가격 흐름 등 여러 변수가 있어 경쟁률로 건설사 또는 브랜드의 인기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소비자에게 영향력이 있는 브랜드는 사실상 최상위 건설사 3~4개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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