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ㆍ치킨류 등 현지인 입맛 잡아

전 세계적인 K콘텐츠 열풍을 타고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가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K푸드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인 130억 달러를 돌파하는 등 해외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국내 주요 외식업체들도 앞다퉈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현지화 실패와 브랜드 경쟁, 원부자재 비용 상승 등 구조적 과제는 여전해 ‘기회와 위기’가 교차하는 국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해외에 진출한 국내 외식업체는 121곳으로 집계됐다. 이들이 들고 나간 브랜드 수만 144개다. 한동안 주춤하던 이들 기업의 해외 점포 수도 2023년 3685개에서 지난해 말 4382개로 700여 곳 증가하며 2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치킨과 버거 브랜드다.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메뉴가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을 빠르게 사로잡고 있다. 맘스터치의 경우 지난해 4월 일본 시부야에 오픈한 직영 1호점이 1년 만에 누적 기준 방문객 70만 명, 매출 약 50억 원을 달성했다. 이는 현지 1위 버거 프랜차이즈 일본맥도날드의 연평균 매출의 두 배에 달한다.
아시아국가를 중심으로 공략하던 롯데리아도 버거 본고장인 미국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풀러턴에 1호점을 정식 오픈한 것. 이 매장은 ‘오픈런’ 행렬이 이어지며 일평균 1200여 명이 찾을 정도로 현지의 관심이 폭발적이다. 대표 메뉴로 불리는 ‘리아 새우’와 ‘리아 불고기’가 매출의 54%를 차지한다.
K베이커리와 치킨도 해외 영토를 확장 중이다. 국내 최대 제과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는 2005년 미국을 시작으로 현재 11개국에서 660여 점포를 운영,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BBQ와 교촌치킨 역시 특유의 양념 소스를 앞세워 해외 진출에 공격적으로 나선 상태다. 최근 해외시장 확대의 일환으로 스포츠마케팅에 약 100억 원을 투입한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은 “2030년 전 세계 5만 개 가맹점을 개설해 맥도날드를 제치고 세계 최대 프랜차이즈 기업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만 기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 놀부·뚜레쥬르의 철수 사례처럼 현지화 실패는 언제든 성장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원부자재 가격 변동, 글로벌 브랜드와의 치열한 경쟁, 가맹점 내홍 등이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한류 붐으로 주목도가 더욱 높아졌지만, 장기적으로는 현지 파트너십·품질관리·브랜드 차별화 없이는 생존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