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내년 3월 주총 앞두고 전운…주주들 누구 손 들어줄까

내년 3월 주총, 전쟁 되풀이 전망
이사 6명 임기만료 예정
MBK·영풍 각종 리스크 부각하며 공세 지속
최윤범 회장 측은 경영 성과 및 기업가치 제고 지속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가 열린 1월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고려아연 주주들이 주주총회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2024년 9월 13일 MBK파트너스·영풍의 기습 공개매수로 촉발된 고려아연 적대적 M&A가 1년을 맞았다. 이 기간 두 차례 주주총회를 거치며 이사회 구도는 현재 19명(이 중 4명 직무정지) 가운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우위로 재편됐다. 다만 MBK·영풍이 공세를 거두지 않으며, 내년 3월 정기주총이 다시 한 번 표 대결의 장이 될 전망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2026년 3월 임기 만료 예정 이사는 6명(최윤범·정태웅·장형진·황덕남·김도현·이민호)다. 이에 최 회장 측과 MBK·영풍은 추천 후보 선정을 비롯해 의결권 위임과 주주 설득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에서는 그동안 최 회장 측 인물들을 중심으로 고려아연 이사회가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주들이 홈플러스·롯데카드 사태를 비롯해 환경오염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MBK와 영풍이 추천한 인사들이 이사회에 더 진입하는 걸 원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말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세계 1위 방위산업 기업인 록히드마틴과 전략광물 게르마늄을 공급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또한 고려아연은 또 다른 전략광물 안티모니를 지난 6월부터 미국에 직접 수출하기 시작하며, 중국의 수출통제로 불안정해진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실적에서는 역대 최고 매출액을 경신했다. 고려아연은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 7조 6582억 원, 영업이익 530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16.9% 성장한 모습을 나타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와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사업 등 ‘최윤범 표’ 신사업들이 일제히 매출 및 이익 증가 혹은 흑자 전환 등을 나타내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고려아연은 올해 두 번째 자기주식 소각을 예고하면서 주주, 시장과의 약속도 차질 없이 이행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MBK·영풍의 적대적M&A를 막기 위해 대항 공개매수로 취득한 자기주식은 전량 소각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러한 약속 이행과 높은 주주환원율(2025년 상반기 기준 113.1%) 등으로 지난해 공개매수 직후 유상증자로 다소 떨어진 신뢰도를 끌어올리게 만들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MBK·영풍이 적대적M&A를 시도하며 맹비난을 퍼부은 최 회장의 신사업이 서서히 궤도에 오르며 이익을 내고 있다”고 평했다.

반면 MBK·영풍 측은 환경 관련 논란과 일부 사업의 변동성, 신사업 투자 회수기간 등을 문제 삼으며 이사회 내 견제장치 강화와 경영 투명성 제고를 주장해 왔다. 법원 결정으로 일부 이사가 직무정지 상태인 점, 공개매수·유상증자 이후의 주가 흐름과 자본정책에 대한 시장 평가도 쟁점이다.

결국 승부는 이사회 구성과 의사결정의 신뢰성에 모일 가능성이 크다. 경영진이 내세운 실적·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주주환원 약속의 지속 이행 여부와 함께, MBK·영풍이 제기하는 리스크 관리·감시 체계 강화 요구가 어느 수준까지 주주 공감을 얻느냐가 표심을 가를 전망이다. 글로벌 금속·전략광물 가격, 대규모 투자 집행과 규제 이슈 등 대외 변수도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내년 3월 주총은 단순한 ‘힘겨루기’가 아니라, 고려아연의 중장기 사업 방향과 거버넌스 모델을 확정하는 절차가 될 공산이 크다. 주주들의 선택은 현 경영진의 드라이브에 힘을 보태느냐, 또는 외부 주주의 견제 기능을 강화하느냐 사이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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